원주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부는 안정적인 주거를 위해 아파트를 특별공급했다. 그러나 아파트를 특별공급 받은 재직자 중 26%는 원주혁신도시를 떠나 거주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인사발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들이 국민의힘 김상훈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특별공급 수급자 거주 및 발령 현황’에서 이같이 나타났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원주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임직원 624명이 아파트를 특별공급 받았다.

이중 퇴직자 51명을 제외한 재직자 573명 중 원주혁신도시를 떠나 거주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발령받은 인원은 149명으로 집계됐다. 안정적인 주거를 명목으로 공급받았지만 아파트를 팔고 떠난 셈이다.

원주혁신도시 내 12개 이전 공공기관 중 타 지역 발령·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국립공원공단이었다. 아파트를 특별공급 받은 8명 중 5명(62.5%)이 타 지역 발령·거주자로 나타났다. 대한적십자사도 15명 중 8명이 타 지역 발령·거주자로 확인됐다.

특별공급 받은 임직원 수가 가장 많은 기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임직원 313명이 아파트를 특별공급 받았으며, 이중 99명(31.6%)은 타 지역 발령·거주자였다. 한국관광공사도 101명이 특별공급 받았으며, 21명(20.8%)이 타 지역 발령·거주자로 밝혀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우 관련 자료가 구비돼 있지 않아 특별공급 인원은 물론 특별공급 확인서 발급 대장 제출이 어렵다고 김상훈 의원실에 회신을 보냈다고 한다. 특별공급 확인서는 기관장 직인날인이 필수적인데, 그 현황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행정문서 관리실태에 대한 별도 감사가 필요하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 이전 초기, 재직자의 안정적 주거를 위한 특별공급 혜택은 불가피한 면이 있었지만 내 집 마련이 힘겨운 현 상황에서 집은 받고, 지역을 떠나는 것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상당히 불공정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평범한 국민은 다자녀에 노부모를 모시고 살아도 분양점수를 채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향후 이전할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다른 방향의 주거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