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판화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동학태극기 목판. 1894년 무렵 오지영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각 귀퉁이에 ‘보국안민(保國安民)’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소장하고 있는 '보국안민' 태극기 목판을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5일 고판화박물관에서 열린 '제12회 원주 세계고판화 문화제 및 국제고판화학술대회'에서 '오지영 '보국안민' 태극기 목판연구'를 주제로 발표한 박광헌 전북대 연구교수는 "고판화박물관이 소장한 '보국안민' 태극기 목판이 동학농민혁명의 중요 기록물"이라고 평가했다.

태극기 목판 앞면에는 '보국안민(保國安民)' 명문이 새겨져 있다. 보국안민은 '포덕천하(布德天下)', '광제창생(廣濟蒼生)'과 함께 동학의 3대 염원이다. 나라를 돕는다는 '보국(輔國)'이 아니라 나라를 지킨다는 '보국(保國)'이 쓰인 점이 눈길을 끈다.

현존하는 동학 태극기에서도 도장으로 '보국안민(保國安民)'이 날인된 형태로 확인된다. 이는 1차 동학운동을 빌미로 일본군이 내정간섭을 시작한 것에 대항해 제2차 봉기에는 나라를 지키는 항일운동으로 확산하며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 고판화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동학태극기 목판 인출본.

'보국안민'이라는 글자의 좌우가 뒤집혀 있어, 이 목판의 용도는 태극기를 대량으로 찍어내기 위한 태극기 인쇄용 목판으로 볼 수 있고, 제2차 동학농민운동 당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박 연구교수 설명이다.

박 연구교수는 "동학농민혁명 역사에 가장 중요한 자료인 '동학사'를 집필한 오지영이 제작한 태극기 목판"이라며 "'양호도찰' 기록을 통해 오지영이 양호도찰로 활약한 1894년 무렵 제작한 것으로 추측 된다"고 말했다.

"현재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잠재목록으로 문화재청에서 선정하고 있다"고 소개한 박 연구교수는 "유네스코에 지정신청 전까지 기록물에 대한 추가확장 및 연구의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고판화박물관 소장 태극기 목판은 동학농민혁명의 인쇄 기록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기록물 중 하나로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