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지대 최덕천 교수

원주 상당수 협동조합의 재무상태가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모델이 부족하고 전문경영인이 없어 재무상태를 건전하게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지난달 열린 지학순 주교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상지대 최덕천 교수가 이같이 발표했다. 

원주시 사회적경제 기업은 지난 3월 기준 263개에 달한다. 협동조합이 169개로 가장 많고, 사회적기업 78개, 마을기업 13개, 자활기업 3개 순이다. 그런데 상지대 조사 결과 상당수 기업이 자본보다 부채가 더 많은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상지대가 조사한 2019년 관내 67개 협동조합의 총자산 평균은 1천29만 원. 자본은 256만 원에 불과했지만 부채는 773만 원으로, 부채가 자본의 3배에 달했다. 설상가상으로 2019년 당시 협동조합의 부채 평균은 2018년(574만3천675만 원)과 비교해 200만 원가량 늘어난 상태였다.

최덕천 교수는 "협동조합은 금융·보험업종을 제외하면 다섯 사람만 있어도 쉽게 설립할 수 있다"며 "하지만 수익모델이 빈약하고 경영실적이 없어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역 다수의 사회적경제 기업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부 정책을 추종해 정부 의존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실제로 협동조합 대다수는 안정적인 경영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상지대 조사 결과 68개 협동조합 중 72%가 생존(38%), 시작(28%), 위기(6%)단계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 성장(18%), 성숙(9%)단계에 속한 협동조합은 26%에 불과했다. 조사에 임한 협동조합들이 내린 자체평가 결과에서도 2018년 대비 2019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보통 이하'라는 응답이 많았다.

이에 반해 지출비용과 부채는 상당수가 '보통 이상'이라고 답했다.  전문적으로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해 성장·성숙기업이 부족한 것으로 추정됐다.

최 교수는 "정책·정치·기술·재정적 자립과 자치를 통해 협동운동의 지속적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협동조합 간 협동을 실천해 정부 의존성을 탈피하고 경제적 자립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