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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에 남은 동학농민혁명의 자취

이기원의 역사 한 스푼-호저면 고산리 최시형 피체지 이기원 북원여고 역사교사l승인2021.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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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시형이 체포될 때 머물렀던 호저면 고산리 송골마을 원진녀의 집. 치악고미술동우회 회원들과 고산리 주민들의 지속적인 건의로 2008년 복원됐다.

새야새야 파랑새야
팝죽팝죽 잘 논다만
녹두꽃을 떨구고서
청포장수 부지깽이
맛이 좋다 어서 가라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원주 지방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고 알려진 '새야새야 파랑새야' 노래 가사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민중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던 민요로, 채록된 지방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파랑새나 녹두꽃은 어디나 들어 있다. 동학농민혁명을 이끌었던 전봉준을 녹두장군이라 불렀으니 녹두꽃은 전봉준을 상징하고, 녹두꽃을 위협하는 파랑새는 동학농민혁명을 진압하러 들어온 외세였던 청과 일본 군대를 의미한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원주에서도 '새야새야 파랑새야' 노래가 퍼져나갔다는 것은 동학농민혁명과 원주가 밀접한 관련이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1894년 전국에서 들불처럼 타올랐던 동학농민혁명의 불길은 원주 뿐 아니라 강원도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그 자취가 원주, 횡성, 영월, 평창, 정선, 강릉, 인제 등 강원도 곳곳에 남아 있다.

원주에 남아 있는 자취로 대표적인 것이 호저면 고산리 송골마을 입구에 있는 '해월 최시형 추모비'와 마을 안쪽에 있는 '해월 최시형 피체지' 유적지이다. 해월 최시형은 동학 2대 교주로 1864년 동학을 창시했던 최제우가 혹세무민의 죄목으로 처형되고, 1871년 영해교조신원운동의 실패 후, 경상도 일대에서 동학 교도에 대한 혹독한 탄압을 피해 몇몇 제자들과 함께 강원도로 피신했다. 이후 보따리 하나를 들고 떠돌아다니며 동학을 확산시켰다. 강원도를 중심으로 되살아난 동학은 1890년대 농민들의 저항운동과 결합해서 동학농민혁명의 불길로 타올랐다.     

동학교도 탄압 피해 호저면 고산리로 피신
치악고미술동우회, 집터 찾아 추모비 건립

▲ 최시형 추모비. 1990년 무위당 장일순 선생이 중심이 된 22명의 치악고미술동우회 회원들이 뜻을 모아 세웠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 좌절된 후 최시형은 관의 추적을 피해 인제, 여주, 홍천을 거쳐 원주시 호저면 고산리 송골마을로 피신했다. 1898년 2월 무렵이었다. 최시형을 따르던 손병희와 김연국 등도 둔둔리, 문막 옥계리 등으로 옮겼다. 송골마을에 머물러 있던 최시형은 1898년 4월 관군에 붙잡혀 한양으로 압송되어 처형당했다.

해월 최시형이 머물다 체포된 곳이 호저면 고산리 송골 마을이었다. 체포되기 전 3개월 동안 머물렀던 집터는 치악고미술동우회에서 찾아냈다. 1990년 마을 입구에 아담한 추모비를 세웠다. 무위당 장일순이 중심이 된 22명의 치악고미술동우회 회원들이 뜻을 모아 세운 것이다. 치악고미술동우회 회원들은 1991년 집터에 피체지 표지석도 세웠다. 2008년 피체지 비석만 덩그러니 지키고 있던 집터에 최시형이 머물렀던 집이 복원되었다. 동우회 회원들과 고산리 주민들이 역사의 현장을 기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원주시에 건의한 결과였다.

무위당 장일순은 평생의 스승으로 모셨던 해월 최시형을 기리는 마음에서 고산리 송골 마을에 추모비를 세우고 피체지 표지석을 세우는 일에 앞장섰고 뜻을 함께한 치악고미술동우회 회원들의 헌신으로 집터도 복원되었다. 해월 최시형을 평생의 스승으로 모셨던 무위당 장일순은 동학과 해월 사상을 실천하며 살았다. 무위당의 '모심과 살림' 사상은 원주를 중심으로 민주화 운동과 한살림운동으로 되살아났다.


이기원 북원여고 역사교사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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