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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 지역예술 생존하고 있나요?

예술인은 근로계약 없이 일하는 비정규직 고용 형태로 공공의 보호에 취약…공모를 통한 간접지원방식은 코로나19로 그간 견고하다고 여겨졌던 지원방식의 한계를 드러냈다 권오현 극단 치악무대 대표l승인202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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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2년 4월 14일 자정 가까운 시각. 북대서양에서 첫 항해 중이던 타이타닉호는 거대한 빙산에 부딪혀 침몰하기 시작했다. 갑판에 물이 차오르자 배 안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이었다. 침몰 10분 전, 모두 살기 위해 몸부림치던 그때 동요하는 승객들을 안정시키기 위해 8명의 연주가는 탈출을 포기하고 연주를 시작했다.

 가장 매우 급한 상황에서 울린 아름다운 선율에 승객들은 놀랍게 안정을 되찾았고, 그 덕분에 수많은 생명은 구명보트에 오를 수 있었다. 재난상황에서 수많은 생명을 구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주로 기억되고 있다. 

 요즘 같은 재난 상황에서 문화예술까지 필요한가? 라는 질문에 예술가와 예술의 가치를 생각하게 되는 대답이 될 것이다. 예술은 언제나 위기를 살아냈고, 재난과 정면으로 마주해 왔다. 전쟁을 겪으며 예술은 잔인함, 절망, 허망함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으며 어떠한 역경에서도 예술의 심장은 멈추지 않았고 예술은 언제나 존재했고 그 이유를 사회에 항상 드러내 왔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사회 전체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하고 있지만 일상생활의 복귀는 언제가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어쩌면 일상의 복귀는 힘들지도 모른다.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켜 고통을 감내하고 있지만 예술분야는 심각한 타격을 넘어 고사 수준에 이루고 있다. 코로나19로 예술계는 '공황' 상태이다. 요즘은 가끔 들려오는 온라인 행사로 예술가들은 서로 생존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생존의 갈림길에 마주 서 있다. 

 예술가들은 특히 경제의 문제에 취약하다. 문화예술 종사자들의 수입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생존 호흡기를 부착해주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절실하고 체계적인 지원이 지역예술계에 필요한 시점이다. 다 같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금 문화예술계는 어떤 특혜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수준을 바라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예술인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극장, 미술관 등 공공 문화시설이 휴관하고, 다양한 공연과 전시회가 중단되면서 예술인의 자리는 사라져 버렸다. 그로 인한 예술인 실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예술가는 일회적이고 비정규이 대부분이다. 예술인은 근로계약 없이 일하는 비정규직의 고용 형태 또는 개인 자격으로 예술 활동을 하고 있으므로 공공의 보호에 취약하다. 특히 고정된 직장이 없는 예술인들의 생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 초래되었다. 예술인의 창작 준비 지원과 산업재해 보험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 대상과 규모가 한정되어 사회보장의 일반적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예술의 가치를 인식하고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대안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또한, 지원제도 개편이 필요하다. 공모를 통한 간접지원방식은 코로나19로 그간 견고하다고 여겨졌던 지원방식의 한계를 드러냈다. 코로나 위기 단계에 따라 문화 예술행사의 취소 또는 축소는 고스란히 예술가 개인의 피해로 즉결되고 있다. 예술가 개개인이 생존해야 전체 예술생태계가 생존할 수 있다. 개인 예술가의 직접지원방식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방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지금 직면한 코로나19 상황은 알베르트 카뮈(Albert Camus)의 전염병으로 봉쇄된 도시 그리고 인간을 그린 소설 '페스트'가 떠올리게 한다. 페스트라는 전염병은 작은 도시에서 시작되어 종잡을 수 없을 만큼의 감염자를 낳았고 거세게 몰아치는 페스트의 병원균은 날을 거듭할수록 개인의 행복까지 위태롭게 하였다.

 그러나 소설은 현실이 아무리 잔혹하고 혐오스러운 상황에서도 희망과 긍정을 이야기한다. 희망을 놓지 않고 자신의 걸음을 이어나가는 것이야말로 이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진정한 반항 이며 예술이 걸어가야 할 길이다. 

 멈춰버린 일상에서도 예술가들은 끊임없이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그 길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예술은 재난의 시대를 충실히 기록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 예술가들은 예술가가 살아온 시대를 반영한다. 안정과 평화 이외에도 그 이면과 어둠까지 담아내 예술은 의미가 있다.

 재난의 그늘 가운데서도 예술을 통해 삶의 의미를 성찰하며 서로를 위로하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회에 활력을 제공한다. 그것이 예술가가 생존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권오현 극단 치악무대 대표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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