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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투기장 돼버린 원주…지역 실수요자만 '시름'

최다니엘 기자l승인2021.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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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3차아파트, 7월 한 달 74건 매매
서울·경기 등 수도권 투기세력, 단기 차익 위해 싹쓸이
거래 급증하자 가격도 천정부지… 평균 매맷값, 2억 원

단계동 세경3차아파트는 전체 420세대가 소형(전용면적 59.76㎡) 평형으로 구성됐다. 지은 지 25년 됐는데 한 달에 많으면 10여 건, 적으면 서너 건이 거래된다. 그런데 지난 7월엔 74채(전체 세대의 17.6%)나 매각됐다. 

서울, 경기지역 외지인들이 원주에서 1억 원 미만 아파트를 집중 사들였기 때문. 지난 6월, 9천77만 원 수준이던 평균 매매가는 한 달 만에 9천689만 원으로 치솟았다. 이 같은 사례는 비단 세경3차아파트뿐만이 아니다. 지난 11~12월, 단구1단지(전용면적 32~46㎡)에서도 두 달 만에 91채가 팔려나갔다. 

한 달 네다섯 건에 불과하던 매매 건수가 외지인에 의해 수십 배 증가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 공시가격 1억 원 미만 아파트를 사들여 시세차익을 보려는 사례가 급증한 것. 현행법상 공시가격 1억 원 미만 아파트는 다주택자의 취득세율 중과 예외 대상이기 때문이다. 취득세율이 1% 수준에 그치는 것을 투기에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외지인들은 9천800만 원(전용면적 59㎡)짜리 아파트를 전세 끼고 1천800만 원에서 2천만 원에 싸게 사들이고 있다. A부동산 관계자는 "집은 보지도 않고 여러 채 계약하는 경향이 짙다"며 "대부분 서울 경기 사람들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고 접근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거래량이 많다 보니 아파트 매맷값도 하늘로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억4천558만 원을 기록했던 원주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지난 7월 1억9천764만 원까지 오른 상태다. 한국부동산원이 아파트 가격 조사를 위해 표본 수를 크게 확대한 이유도 있지만, 시장에선 외지인의 투기 수요가 가격급등을 견인했다고 보는 시각이 더 지배적이다. 

문제는 가격이 치솟은 아파트를 구입해 거주하려는 지역 주민들이다. 최근 1~2년 사이 내 집 마련 부담이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억 원이나 무거워진 것. 불과 두세 달 만에 집값이 1천만 원 오르니 집 한 채 구하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직장인 최준영(42·봉산동) 씨는 "수도권에서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고 정부가 규제를 강화했는데 이것이 부메랑이 돼 원주에선 집값이 급등했다"며 "최근에는 은행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을 줄이는 분위기라 집사기가 막막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NH농협은행은 오는 11월 말까지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출 취급 목표치를 넘어섰기 때문. 같은 이유로 카카오뱅크, 우리은행도 주담대, 전세자금대출 등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이와 더불어 한국은행은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9월)이면 시중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요 은행 주담대 취급 일시 중단
한편, 일부 은행의 대출 취급 중단으로 부동산 시장에선 파문이 일고 있다. 당장 내 집 마련이 급한 신혼부부나 청년들의 돈줄이 막혔기 때문. 시장 혼란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NH농협은행은 오는 11월 말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주담대 상품을 출시한 이후로 사상 초유의 조치를 단행한 것. 대출 증액이나 재약정도 불가하고 토지 등 비주택 담보도 취급하지 않는다. 다만 긴급 생계자금 대출 등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9월까지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제한적으로 중단한다. NH농협은행과 마찬가지로 분기 대출 한도가 모두 소진된 것. 전세대출 신청 취소 분이 나와야 신규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도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대비 1배로 축소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일부 주담대 상품의 신규 취급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일부 시중은행의 대출 중단 결정이 타 은행으로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매년 금융사들은 연중 대출 관리계획을 수립해 매년 초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이를 자체 관리하고 있다"며 "최근의 주담대 취급중단 조치는 당초 목표치를 크게 초과해 계획 준수를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초 계획 대비 가계대출 취급 여력이 충분한 여타 금융사들까지 대출 취급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라고 말했다. 


최다니엘 기자  nice4s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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