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8년 공사가 중단된 영동코아백화점. 주민들은 영동코아백화점이 빨리 철거되길 바라지만 여전히 난관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다.

인근 주민 "지역 발전 위해 시 예산투입 철거"
원주시 "매입·철거비만 수십억 원 예산 부담" 

수십 년째 지역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영동코아백화점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공공영역이 앞장서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과 세금 수십억 원을 투입해 사유재산을 매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최종 결정은 시민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동코아백화점은 1995년 건축허가를 받은 후 1998년 공사가 중단됐다. 당시 공정률은 95%. 200억 원에 달하던 건물 감정가는 현재 36억 원으로 하락한 상태다. 공사 중단 후 23년간 방치되면서 철거 대상 건축물로 전락했기 때문. 

국토교통부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방치건축물 선도사업 대상으로 지정했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국민주택 규모 공동주택이나 오피스텔을 지으려고 했던 것. 위탁사업자로 선정된 LH는 토지는 자신이, 건물은 원주시가 매입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현 토지주와 건물주는 LH의 제안에 동의한 상태다. 그러나 원주시는 수십억 원의 세금을 투입해야 해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건물주 A 씨는 "토지주, 건물주, LH가 모두 사업에 찬성한 상태인데 원주시만 머뭇거리고 있다"며 "원주시가 장기방치건축물 선도사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영동코아 문제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주에 따르면 토지와 건축물 매입, 철거에 소요되는 비용은 약 40억 원이다. 

인근 주민들은 원주시가 세금을 투입해서라도 하루 속히 철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수십 년간 도심 속 흉물로 방치돼 지역 발전에 저해되기 때문. 도시 미관도 해쳐 영동코아백화점이 슬럼화를 촉진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미옥 시의원은 "명륜동 주민들은 영동코아백화점이 하루빨리 정리되길 원한다"며 "원주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영원히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려면 원주시의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어야 한다. 건물을 매입하고 철거해야 하는 비용으로 수십억 원이 필요하기 때문. 게다가 영동코아백화점이 선례가 돼 다른 장기방치건축물을 원주시가 매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LH가 장기방치건축물 선도사업에 선정됐을 때 만해도 전액 국비나 LH 자금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알았다"며 "원주시가 세금 30억~40억 원을 투입해 건물을 철거하고 나대지로 만드는 사업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원주시가 장기방치건축물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려면 원주시민 다수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강원도는 영동코아백화점이 정리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문제 해결을 건의한 상태다. 정부나 LH가 나서 영동코아백화점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한 것. 조성호 도의원은 "국토부 선도사업이고 공익적인 목적이기 때문에 정부나 LH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