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복 작, 원동성당, 53.0×40.9㎝, Oil on Canvas.

9월 한 달간 원주문화원 전시실

지학순 주교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미술전 '다시 빛으로'가 내달 1일부터 한 달간 원주문화원 전시실에서 열린다. (사)한국미술협회 원주지부, (사)민족미술인협회 원주지부, 한국옻칠협회, 원주가톨릭미술가회 등 4개 단체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93명이 참여, 각자의 방식으로  지 주교를 추억한다.

서양화, 한국화, 도예, 서예, 옻칠, 조각, 디자인 등 장르에 구분 없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개신교와 불교 작가들까지 초청, 종교를 뛰어넘어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했던 지 주교를 기리는 의미를 담았다.

▲ 신구경 작, 평화의 나무, 120×50㎝, 도토 안료 유약 철재 외 혼합재료.

생전 지 주교와 깊은 인연이 있는 이계열 전 진광고 교장, 김진열 전 상지영서대 총장, 김기복 화백, 남경호 전 원주가톨릭미술인회 회장 등이 함께한다. 양현숙 원주미협 회장, 신구경 원주민미협 회장, 권대영 전 강원미협 회장, 김주완 전 원주예총 회장 등 지 주교의 삶과 정신에 공감하는 미술인들도 참여했다.

서양화가인 김진열 전 상지영서대 총장은 "1970년대 원주는 야만적인 우리 사회 태풍의 눈이었고 그 중심에 지학순 주교님이 계셨다"면서 "낮은 곳에서 허덕이는 사람들의 삶 속으로 뚜벅뚜벅 다가가 정의와 인간 존엄을 지키고자 싸우시는 주교님의 실천하는 사회교리는 숨죽이던 암흑을 비추는 한줄기 빛이었다"고 회상했다.

▲ 정경훈 작, 초록향기, 40.9×31.8㎝, Oil on Canvas.

미술품과 함께 지 주교의 행적을 담은 사진과 유품도 함께 전시된다. 사진자료를 비롯해 옷, 일기장 등 생활유품과 미사 때 사용한 지팡이, 주교관 등 성구까지 고인의 체취가 남아있는 자료들이다. 1974년 천주교 고위성직자로서는 처음으로 유신체제 반대 입장을 밝혀 당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양심선언문도 공개된다. 

박찬예 원주가톨릭미술가회 회장은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지 주교님이 늘 옆에 계시는 것 같아 더 열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원주시민 개개인이 작은 빛을 밝히고 그 빛들이 모여 원주시민사회가 더욱 환하게 밝아지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개막식은 1일 오후3시. 오전10시30분부터 오후7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추석연휴는 휴관. ▷문의: 010-5369-4838(박찬예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