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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비 현실화를 바라며

교육여건과 지방재정이 열악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급식의 질이 낮은 것은 차이가 아니라 차별이고 소외를 느끼는 일 조상숙 원주시의원l승인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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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이 주된 산업이던 시대에는 아침 식사를 제대로 해야 했다. 하루 종일 힘든 농삿일을 견뎌내려면 아침밥을 든든히 먹어서 육체노동의 에너지원으로 삼아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년도 안 되어 현대 사회에서 아침식사는 간편식이 되거나 아예 건너뛰는 식사가 되고 말았다. 경제활동을 하는 성인은 물론 어린 학생들까지 아침시간은 이집저집 할 것 없이 출근과 등교를 위해 초를 다투는 시간이라 가족 모두가 둘러앉아 아침식사를 할 겨를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필자 또한 아침은 늘 분주하다. 특히 부족한 잠을 이겨내고 책가방 들쳐 메기 바쁜 학생을 둔 학부모는 아침을 거르고 집을 나서는 자녀가 한없이 미안하고 측은하다. 그래도 한편 위안이 되고 기대를 할 수 있는 것은 학교급식이 있어서다. 영양사가 영양가 높은 균형 식단으로 내 자녀의 건강식을 챙겨 주리라 믿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 아이가 먹는 밥은 얼마일까? 다른 학교, 다른 지역 학생들과 차이가 없을까? 

 알다시피 학교급식은 학교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학교마다 다르다. 그리고 영양사와 조리원의 역량과 환경 차이도 있어 같은 가격에도 식단이 다르고 만족도도 같지 않다. 하지만 내가 만났던 모든 종사자들은 주어진 예산을 가지고 가장 맛있고 신선하며 질 높은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결과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품격 있는 급식을 만드는 것을 영양사의 재능과 관련짓는 것은 억지다.

 한때 무상급식은 서울시장직을 걸고 다툴만한 사안이었지만 이제 보편복지의 일환으로 당연한 것이 되었다. 그런 면에서 우리 강원도가 전학년 무상급식을 가장 먼저 실시한 곳이라는 사실은 자랑할 만한 일이다. 그렇다면 무상급식에 지원되는 예산도 다른 지역보다 앞서가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  

 올해 강원도 급식예산은 665억 원으로, 분담률은 도교육청 20%, 강원도 40%, 기초단체 40%이다. 전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은 14.2% 인상되었는데, 급식비는 5%를 인상하여 학생 1인 평균 2천530원의 밥상을 차려주고 있다. 그럼 다른 지역은 어떨까? 단적으로 1인당 식품비 단가를 서울과 비교해보면 강원도 초등학생은 2천293원, 서울 초등학생은 3천179원이며 강원도 중학생은 2천753원, 서울 중학생은 3천412원이고 강원도 고등학생은 2천852원, 서울고등학생은 3천589원이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식품비 단가를 기준으로 강원도보다 낮은 곳은 세 곳 뿐이다. 이는 올해만의 순위가 아니라 무상급식이 실시된 이후 강원도는 전국 평균보다 매년 낮다.

 학교급식의 질은 절대적으로 급식비에 달려 있다. 급식비가 낮으면 식단 구성이 제한되고 반찬은 부실해진다. 불평등한 식판으로 인해 학생들의 성장과 발육이 수도권 학생들에 비해 떨어질 것이며 학력도 낮아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서울과 비교 시 강원도의 급식비는 유치원부터 초·중·고 모두 낮다. 

 

 특히 단체 급식은 동일한 단가에서 인원이 많을수록 그리고 이동거리가 짧고 물류 여건이 좋을수록 급식의 질이 나아짐을 감안하면 서울지역보다 1천 원 이상의 차이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학생 평균 2천530원의 식판에서 1천 원 차이를 나란히 놓고 비교한다면 이는 차이가 아니라 차별로 인식될 것이다. 

 이와 관련 필자는 지역 의원으로서 강원도에 급식비 인상 촉구 건의문을 전달했고 지난달 28일에는 급식비 현실화 방안 공청회가 열렸다. 학교급식 전문가답게 여러 의견들이 제시 되었는데 적어도 물가인상과 연동한 급식비 인상, 지역농산물을 강원지역으로 확대한 식자재 납품, 표준식단제 구성, 통합유통시스템 운영, 급식의 질에 따른 평가, 종사자 근무환경 개선 등이 언급되었다. 사실 필자는 보편복지 차원에서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궁극적으로 중앙정부에서 급식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내 자녀가 더 맛있고 좋은 것을 많이 먹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학부모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학생들도 급식시간이 학교생활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이며 기다리는 시간이다. 아침식사가 부실한 현실에서 학교급식은 절대적이다. 우리 지역이 교육여건과 지방재정이 열악한 것은 이해할 수 있는 차이지만 급식의 질이 낮은 것은 차이가 아니라 차별이고 소외를 느끼는 일이다. 우리 아이들 먹는 것에 아까워 할 도민은 흔치 않을 것이다. 급식단가의 현실화를 기대한다.


조상숙 원주시의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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