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임대인 甲은 임차인 乙과 체결한 임대차계약의 기간이 만료하기 전에 丙과 임대차목적물인 주택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한 다음, 乙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요구하는데도 丙에게 위 주택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고, 그 후 丙은 자신이 실제 거주할 것이라는 이유로 乙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하며 乙을 상대로 위 주택의 인도를 구하고 있다. 乙은 위 주택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을까(단, 乙이 甲을 상대로 행사한 계약갱신요구는 기간 내에 적법하게 행사된 것으로 한다)?

 A.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은 '임대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임차인에게 갱신거절의 통지를 하지 아니하거나 계약조건을 변경하지 아니하면 갱신하지 아니한다는 뜻의 통지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기간이 끝난 때에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한 것으로 본다.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통지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고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6조의 3 제1항 단서는 임대인이 임대차목적물인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제8호) 등에는 동법 제6조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이 제6조 제1항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하더라도 임대인이 그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 이 사건 사안의 경우 임대차목적물의 매매로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丙이 동법 제6조의 3 제1항 단서 제8호에 근거하여 乙의 갱신요구를 거절하고 위 주택의 인도를 구하면 乙은 무조건 이에 응하여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위 법 제6조의 3의 계약갱신요구권은 임차인이 거주할 수 있는 기간을 안정적으로 연장하여 임차인의 주거권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임차인이 계약갱신의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바로 그 효과가 발생하는 형성권인 바, 위 법 제6조의 3 제1항 단서 제8호에서 정한 계약갱신 거절사유는 나머지 각호와 달리 임차인 측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임대인의 주관적 사유로서 임차인이 이미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음에도 이후 임차목적물이 양도되고 그 양수인이 자신의 실제 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한다면 주거권 강화를 위한 위 법의 취지가 퇴색되므로 실제 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거절 가능 여부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당시의 임대인을 기준으로 봄이 타당합니다.

 따라서 이 사건 사안의 경우 乙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당시의 임대인 甲에게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 3 제1항 단서 각호에 해당하는 정당한 사유가 따로 존재하지 아니하는 한 위 임대차계약은 乙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로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되었다 할 것이고(동법 제6조의 3 제3항), 그 후 임차목적물을 양수하여 甲의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丙은 자신이 실제 거주할 것이라는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없으므로 乙은 丙의 인도청구에 응하지 않아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