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들이 옥수수 수확을 포기하고 있다. 옥수수를 팔아봤자 생산비도 못 건지기 때문. 올해는 옥수수가 대풍을 맞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가격은 크게 떨어졌다. 

지난 2일, 원주시농산물도매시장에선 찰옥수수 8㎏(30개·특)이 3천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9천450원에 낙찰된 것과 비교하면 경락가가 삼 분의 일로 떨어진 것. 소매가도 작년 1만5천 원 수준에서 올해 7천 원으로 반 토막 상태다.

김인식 원주시농촌지도자연합회장은 "평상시 도매시장에서 잘 받으면 옥수수 한 개에 350~400원을 받았다"며 "올해는 시세가 없어 (공판장에서) 아예 오지 말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옥수수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 도매시장에 농산물을 맡기려면 운임료, 수수료, 포장재 등의 기타 비용이 소요된다. 이 비용이 판매 수익보다 높아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많아지는 것.

문막농협 양대길 지도과장은 "옥수수는 보통 길거리나 노점 등에서 많이 판매하는데 올해는 코로나가 심각해 유동인구가 줄었다"며 "공급은 많고 수요는 없으니 농가에서 지출을 줄이려 수확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수박 가격은 폭등했다. 지난 7일 원주시농산물도매시장 수박 9㎏의 평균 경락가는 1만3천540원으로 지난해 2천700원과 비교해 5배 이상 올랐다. 시중 마트에서는 2만5천 원~2만7천 원에 팔리고 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선 4만 원대 수박도 나온 상태다. 

원주시농산물도매시장 한 중개인은 "수박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줄었고 올여름 폭염으로 속이 무른 피수박이 많이 나왔다"며 "수박 생육이 악화돼 공급이 줄어든 것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강원지방통계지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나 올랐고,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는 6.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