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유투브 인스타그램

공무원들이 왜 노동조합을 하는가?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사회적 의제를 주도할 수 있는 공공부문 노동자로서 약간의 차이는 논의를 통해 조정하며 다름을 찾기 보다는 같음을 찾아가길 기원해본다 이종봉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장l승인2021.08.0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남과 북이 단절된 대한민국에서 민족분단이라는 이념 갈등의 장에서 기업과 위정자를 대변하는 것은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것이고, 노동자와 서민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반사회적이고 불순한 세력으로 몰리는 세월이 반세기가 훨씬 지났다. 그러한 극단적 대립 속에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낸, 국제기구들로부터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다.

 이 같은 세계 유래 없는 성과의 그늘에는 고도성장에 필연적으로 따르는 소득 양극화와 불안정한 고용환경, 계층 간 사회적 갈등 심화 등의 구조적 문제점이 양산되면서 대한민국은 지역, 계층, 성별 등의 사회적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일찍이 서구의 많은 선진국은 사회 양극화 문제를 정부와 기업, 노동계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불안정 고용에 대한 사회보장성 강화, 동일노동에 대한 동일임금 지급, 생산성 향상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 등을 이루어 내며, 성장이 일부 계층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 국민에게 공정하게 배분되는 구조를 만들어냄으로써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복지국가를 실현했다.

 이와 같이 미래지속가능한 성장이 사회적 갈등이 아닌 서로를 인정하고 공생하는 노사관계를 구축함에 있음에도, 여전히 세계에서 노동조합 혐오가 가장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나라 중 하나가 대한민국이다. 재계, 언론, 정치인 등 사회지도층이 대놓고 노동조합 혐오를 부추기는가 하면, 대중 인지도가 올라가고 "노동조합이 죽어야 대한민국이 산다", "민주노총이 죽어야 청년이 산다" 등의 혐오를 통해 모든 사회적 모순의 원인이 노동조합 때문이라는 마타도어적 혐오를 부추긴다.

 이에 편승하여 공무원노조 원주시지부 전)비대위는 공무원노동조합의 목적이 마치 조합원의 내부적 이익만 충실해야 하며, 사회적 연대를 통해 민중과 함께 하겠다는 민중 행정의 기치를 걸고 노동조합을 결성한 지난 공무원노조의 역사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라는 인식을 드러내며 급기야는 건설노조와 원주시와의 갈등, 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지회의 직고용 요구 투쟁 등 생존권 위기에 몰린 노동자들의 몸부림을 비난하며 자신들의 반노동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공무원들이 왜 노동조합을 하는가? "조합비 내었으니 거기에 합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가감 없이 드러내던 분들이, 이제는 시민의 이익을 언급하는 모습에서 선택적 정의를 주장하는 것이 이런 모습이구나 싶어 한때는 뜻을 같이하고 같은 길을 걷고자 했던 노동조합 간부로서 서글픈 소회가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말과 글은 철학이라는 말이 있다. 멋진 수사와 현란한 글재주로 현혹시킬 수는 있어도 그 속에 담긴 진심은 숨길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우해승 전)비대위원장이 7월 26일자 원주투데이 기고에서 "10% 노동자가 90% 시민의 불편을 초래하면 안 된다는"고 쓴 표현을 보면서, 노동자는 10%이며 시민은 90%라는 근거 없는 갈라치기는 거짓이며, 일하는 모든 사람이 노동자라는 진실을 알려드리고 싶은 욕구가 꿈틀거렸다.

 지난 20년 전 공무원들이 "공직사회 개혁, 부정부패 척결, 정권이 아닌 민중을 위한 행정"을 기치로 공무원노동조합을 만들며, 수많은 탄압과 박해를 이겨왔던 원동력이었던 그 자부심을 놓치지 말고 살아가야겠다는 결심을 새삼스레 하게 된다.

 아울러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길에 공무원노조가 함께 하길 바라며, 조금 더 넓은 시각으로 사회적 의제를 주도할 수 있는 공공부문 노동자로서 약간의 차이는 논의를 통해 조정하며 다름을 찾기보다는 같음을 찾아가길 기원해본다.


이종봉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장  wonjutoday@hanmail.net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종봉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장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강원도 원주시 서원대로 158 5층(단계동)  |   등록연월일 : 2012년 04월 09일  |  등록번호: 강원 아 00125  |  사업자등록번호: 224-81-11892
발행인 : 심형규  |  편집인 : 오원집  |  대표전화 : 033)744-7114  |  팩스 : 033)747-9914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원민
Copyright © 2021 원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