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가 지난 2일 원주기업도시 고교 신설에 대해 '재검토'를 통보하면서 학교 설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원주기업도시 전경.

지정면 기업고교 설립이 또 다시 보류되면서 원주기업도시 거주 학생들을 위한 편리한 교육환경 구축이 난항을 겪고 있다. 고교 신설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어 올해도 학교 설립이 보류되자 지역사회에서 불만과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기업도시에는 초등학교(섬강초, 샘마루초)와 중학교(섬강중)는 있지만, 고등학교가 없어 기업도시에 거주하는 고등학생들이 통학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내 소재 학교를 다니기 위해 2시간 이상 통학시간이 소요되는 등 고교 신설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지난 2일 2021년 정기2차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결과 기업고 신설에 대해 '재검토'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투위는 부대의견으로 ▷학교시설 규모 및 사업비(용지비 재산정 포함) 재검토 ▷추가 확보한 용지에 대한 도시시설계획결정(학교용지) 이행 ▷학군 조정을 위한 교육 공동체 의견 수렴 ▷학군조정에 따른 학급규모 재검토 등을 지적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업고 설립이 미뤄지자, 지역주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섬강초에 다니는 자녀를 둔 A 씨는 "지난해 중투위의 재검토 의견에 따라 설립시기 등을 조정하며 다시 신청했는데도 또 다른 이유를 들며 기업고 신설을 미루고 있는 교육부의 태도가 너무 답답하다"며 "2025년 개교를 고대하며 자녀 통학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지지부진한 상황에 불안감이 크다"고 전했다.

지난해 열린 중투에서는 공동주택이 추가로 입주하면서 발생할 학생 유발율을 고려한 학교 설립 시기 조정을 부대의견으로 '재검토'를 통보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2023년이었던 개교 시점을 2025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기업도시를 단일학군제로 조정하는 방안도 수용했다. 단일학군제는 기업도시 내에서 졸업한 중학생은 일반고 진학 시 기업고로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학군을 지정, 학생 수를 보장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번 중투에서는 단일학군제에 대한 의견 수렴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어, 학군 조정을 위한 교육 공동체 의견을 수렴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원주시에서 실시한 단일학군제 찬반 설문조사가 있었지만, 도교육청에서 여론조사를 따로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도교육청이 기업고 신설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강원도당은 지난 3일 논평을 통해 "도교육청은 고교평준화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학군조정 결정 책임을 정부에 미루며 기업고 신설에 소극적으로 임해왔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며 "충주 기업도시, 음성·진천 혁신도시 모두 고교 신설 문제가 해결된 만큼, 기업고 신설도 더 이상 연기되지 않도록 다음 중투는 철저히 준비해 반드시 통과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오는 10월 열리는 중투에 재심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는 26일 자체투자심사를 진행한다. 교육부 부대의견에 따라 교육 공동체 의견 수렴을 위해 오는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 간 원주기업도시 내 학부모, 교직원, 학교운영위원, 주민대표 등을 대상으로 기업고 입학전형방법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 

설문을 통해 기업고의 입학전형을 '학교장입학전형(기업도시 학구 지정)' 방식에 대한 동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설문조사는 대상별로 강원교육과학정보원 설문시스템과 종이설문을 통해 진행되며, 대상자들에게 사전 안내문을 발송해 설문조사의 취지와 내용을 알려 참여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기업고 설립 재검토 결정으로 관계 기관과 수 차례 협의하고 기업도시 내 학생 증가 분석, 원주 지역 고등학교 중장기 학생 배치 등을 검토하여 학교 신설을 해야 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했지만 다시 '재검토' 결정을 내린 것은 유감스럽다"며 "입학전형방식 등 교육공동체 의견을 수렴해 재추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