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품·유류값,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 견인
배 값(10개), 작년 2만2천 원에서 올해 4만3천 원으로 껑충 
에너지가격 상승률, 4월부터 매월 두 자릿수 고공행진 기록
비근원물가 상승률 전국 상회…향후 물가 전망 상·하방 교차

농산물과 석유류 제품이 지역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 식탁 물가와 유륫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 원주에선 전국평균보다 이들 물가의 상승이 가파른 것으로 조사됐다.

원주시는 매주 홈페이지에 '서민물가 가격비교정보'를 게재한다. 시민들이 주로 구입하는 21가지 소비 품목에 관한 가격 정보를 매주 발표하는 것. 이에 따르면 지난 7월 둘째 주 원주쌀 토토미 1포(일반 20㎏)의 평균 가격은 6만6천80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5만9천400원보다 7천400원(12%) 상승한 수치다. 

배값(500g 10개)은 전년 대비 93%나 뛰었다. 작년 평균 가격은 2만2천76원으로 기록됐으나 올해는 4만2천691원으로 오른 것. 지난해 봄 발생한 냉해로 전체 수확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 외에도 깐마늘(1㎏)은 1만695원, 달걀(특란 30개)은 8천936원, 꽁치(5마리)는 6천597원으로 전년 대비 59%, 88%, 44% 상승했다. 

기름값 상승도 가팔랐다. 작년 7월 20일 기준, 원주시 평균 휘발유 가격은 1ℓ당 1천352원이었다. 그런데 지난 15일엔 1천627원을 기록, 전년 대비 275원이나 올랐다. 같은 기간 경윳값도 1천157원에서 1천422원으로 상승했다. 

문제는 석유류·농축산물 중심의 비근원물가 상승이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점. 전년과 비교해 도내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은 1월 1.8%, 2월 5.3%, 4월 9.3%, 6월 9.8% 증가했다. 특히 석유류는 지난 4월부터 매월 11.6%, 22.4%, 19.6%를 기록해 고공행진하고 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 관계자는 "농축산물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높은 오름세를 기록한 가운데 석유류 가격도 올해 4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전국평균 비근원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석유류 가격이 크게 오른 강원지역 상승 폭보다는 낮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가축전염병 확산, 기상여건 확산 등이 전체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고 전했다. 도내 석유류 가격도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편, 향후 물가 동향은 상승요인과 하방 요인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 투자은행들은 연말쯤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현 7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각종 석유류 제품의 수입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국내 물가 상승으로 귀결된다. 

게다가 올해는 봄철 이상기온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잇따랐다. 과수 화상병도 전국에서 발병해 사과·배 생산량이 크게 줄 전망이다. 이는 전체 농산물 가격을 상승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물가 상승세가 잠시 주춤할 가능성도 있다.

▷근원물가와 비근원물가: 소비자물가지수는 크게 근원물가지수와 비근원물가지수로 구분된다. 경제 상황에 따라 물가변동이 심한 에너지, 식료품 등은 비근원물가로, 나머지는 근원물가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