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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타오른 6월 항쟁의 불길

원주 6월 항쟁의 자취를 따라서-①자유시장 시계탑 광장 이기원 북원여고 역사교사l승인2021.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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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장 시계탑 광장 답사, 2021년 6월 10일 6월항쟁 34주년 기념 시민 답사 장면이다.

"이곳은 원래 양키시장이었어요.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오는 군용 담요, 워커, 약을 비롯해서 별의별 게 다 있었어요. 원래 팔 수 없는 걸 파는 거니, 지나가는 척 하면서 00 있느냐고 묻고 가게 주인이 속삭이듯 대답하면 거래가 이루어졌어요."

함께 답사하던 분께서 말씀해주셨다. 오랜 세월 원주에서 살아오신 분이라 골목골목 원주의 내력을 잘 알고 계신 분이다. 미군 부대 물품이 어떤 경로로 시장까지 흘러나왔을까? 미군 부대 주변에서 미군과 접촉하며 일하던 사람들 중에 돈이 아닌 물품을 받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이런 물품이 흘러나와 양키시장에서 팔려나갔다. 미국의 원조 물품도 있었다. 밀가루도 그 중 하나였다. 밀가루를 팔다가 점차 국수를 만들어 팔면서 시장의 형태를 갖추어갔다.

그런데 자유시장으로 이름이 바뀐 이유는 뭘까?

"자유란 말을 많이 쓰기 시작한 게 양키시장 무렵부터였던 거 같아요." 양키시장의 거래 장면을 실감나게 설명해주신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정확한 근거를 찾아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그럴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자유'란 말은 미국이 들고 들어온 '자유 민주주의'란 말에서 비롯된 것이란 생각이 든다. 1953년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 당선인을 환영하는 강원감영 사진에 '한미양국의 결속은 자유세계의 결실'이란 구호가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세계의 질서 속에 편입된 한국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양키시장이 자유시장으로 바뀐 배경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이제 양키시장의 흔적도 자유시장의 유래도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1987년 자유시장 시계탑 광장은 뜨거운 역사의 현장으로 되살아났다. 1986년 권인숙 성고문 사건, 1987년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전두환 정부의 4·13 호헌조치, 이한열 최루탄 사망으로 6월 항쟁의 불길이 타올랐다.

원주서도 지역운동가 중심 비공개 지도부 구성
5월 19일 자유시장 시계탑 앞 기습시위 도화선

▲ 자유시장은 처음에는 양키시장이라 불렀다.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물건을 팔던 곳이었다.

 원주에서도 지역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비공개 지도부가 구성되었다. 집회와 시위가 철저하게 차단되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시내에서 기습 시위를 전개하거나 집회를 여는 방식이 검토되었다. 

5월 19일 자유시장 시계탑 앞에서 기습 시위가 전개되었다. 6월 항쟁으로 가는 길목에서 원주 최초의 거리 시위였다. 천주교 사회개발위원회에 근무하던 임광호를 중심으로 거리 시위 및 집회 계획이 수립되었다. 집회와 시위가 철저하게 차단되던 당시 상황에서 거리 시위를 한다는 것은 연행과 구속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5월 19일 자유시장 앞 시위에 참여했던 지도부는 물론이고 2, 3차 거리 시위를 계획하고 있던 사람들까지 모두 연행되었다. 이에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폭로하면서 연행자들은 모두 석방되었다.

5월 19일 자유시장 시계탑 앞 시위는 이후 6월 항쟁 과정에서 원주 시내에서 집회와 시위를 전개하는 도화선이 되었다. 6월 항쟁의 불길은 원주에서도 뜨겁게 타올랐다.


이기원 북원여고 역사교사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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