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 또는 지방 자치 단체의 공무를 담당 집행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노동자의 사전적 의미는 사무를 보거나 노동력을 제공하여 그 보수로 받은 임금. 급료 그 밖의 수입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말하고 있으므로 사전적 의미로 봤을 때 공무원은 엄연히 공무담임권자이면서 동시에 노동자인 것입니다.

 공무원이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한 이유를 보면 1948년 제헌 헌법당시에는 공무원에게도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어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었으나 1961년 군사정권이 헌법 개정을 통하여 공무원에게 노동기본권을 금지하도록 하여 1999년 공무원직장협의회법이 시행되기까지 국가 공권력이 공무원의 노동자성을 원천적으로 전적 상실시켜 버렸기 때문입니다.

 군사정권이 공무원에게 노동기본권을 박탈한 사유는 공무원이 중립적이고 공정한 공무를 집행해야 한다는 명분이었지만, 그 저변에는 공무원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는 것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1999년 공무원노동조합의 전 단계인 공무원직장협의회법이 시행되고, 공무원노동조합법이 제정되기 전 까지 40여 년간 공무원은 정권의 하수인으로, 정권유지의 도구로 전락했고 권력기관으로 시민위에 군림하는 조직, 특별권력을 가진 집단, 부정부패의 온상, 복지부동 등의 꼬리표를 달고 있어야 했습니다.

 공무원노동조합의 활동은 이러한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이었고,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기 위함이며, 공무원의 사용자인 시민을 위해 공무를 담임하며 공정한 공무를 집행하기 위한 자정의 노력을 하여 부정과 부패가 없는 공직사회를 만드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단체로 국민으로부터 인정받는 조직체로 위상이 높아지고 시민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국민이 인정하는 공무원노동조합 활동은 정당하고 당연한 행위임에도 정부에서는 공무원에게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주지 않고 있었기에 천부적인 권리인 완전한 노동기본권을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004년 3월 공무원노동조합에서는 공무원도 노동자라며 공직사회의 관료주의와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여 국민의 봉사자로 거듭나고 자주, 민주, 평화통일을 지향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을 실현하기 위한 노동3권을 쟁취한다는 강령을 선포하며,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라는 노동조합을 출범시키고 정부와 국회에 공무원에게도 천부적인 권리인 노동3권을 보장하라는 요구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공무원노동조합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는 입법예고를 하였으나 공무원노동조합에서는 반쪽자리 노동조합법으로는 관료주의를 타파할 수 없고 공직사회를 개혁 할 수 없음을 천명하고 입법예고 철회를 요구하며 2004년 11월 15일 공무원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총파업을 단행하게 이르렀습니다.

 정부 탄압으로 파업은 미완으로 끝이 났고 총파업에 참여했던 2천900여 명의 공무원이 파면 또는 해임 등의 징계를 받게 되는 아픔의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공직사회를 개혁하고 부정부패를 없애는 일은 멈출 수 없었습니다. 

공무원노동조합은 시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던 선물 안 주고 안 받기 운동을 전개하여 시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공무원으로의 변화를 가져왔고, 공직사회를 병들게 했던 전횡적인 인사문제를 바로잡고, 예산집행을 투명하게 함으로써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관행을 개선했으며, 시민에게 참 봉사자로 거듭나기 위한 자정의 노력을 통하여 공직사회의 문화를 바꿔 냄으로써 국민에게 노동조합이 할 수 있는 순기능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는 "국가의 오른손이 정부라면, 왼손은 우리 공무원입니다" 라고 말했듯이 오른손이 잘못하면 왼손이 바로잡아야 하는 역할이 바로 공무원노동조합이 할 일입니다. 

 정부로부터 아직 완전한 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공무원노동조합이지만 정권 유지의 도구가 아닌 시민의 눈과 귀가 되어 시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공직사회를 만들고,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데 중심이 되어 시민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공무원노동조합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이규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 지도위원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