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새통 안정한(47) 대표는 책을 5권이나 출간한 작가이다. 이 직업 말고도 네 가지 직업이 더 있다. 라디오에서 책을 소개하는 방송인이자 유튜버, 창업컨설턴트, 온라인 중고서점 운영자. 모두 그의 직업이다. 이 연결고리는 부모님 때부터 내려온 가업인 서점에서 그 시작을 찾을 수 있다. 그는 서점에서 많은 책을 접하며 독특한 관점과 자신만의 세계를 형성했다.

 책과 함께 성장했기 때문에 작가로 들어서는 길이 쉬울 줄 알았지만 첫 책을 출간하기까지의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자신만의 세계관을 깨고 대중이 공감하는 내용을 쓰기까지는 내면의 변화와 성장의 고통을 겪는 경험도 제법 험난했다.

 안 대표는 19년 전 강원교통방송에서 책 소개를 처음 시작했다. 많은 책을 소개하다 보니 나만의 책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나 출판사 100여 곳의 문을 두드린 끝에 나온 결과물이 거절의 기술을 담은 첫 책 '리젝트파워'다. "큰 기대를 가져서인지 생각보다 저조한 성적을 보고는 실망해 다시는 책을 쓰지 않겠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라고 안 대표는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이후 책 소개 방송을 유심히 본 출판사의 제의로 쓰게 된 두 번째 책 '나를 바꾼 한권의 책'으로 대중의 공감을 얻는 데 성공한다. 그동안 책 소개를 했던 내용을 모아 엮은 이 책은 3개월 만에 3천 부가 판매되며 초판이 완간되고 재판을 찍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자신감을 회복한 그는 바로 그다음 해 '나를 깨우쳐준 한 권의 책'을 연이어 출간했다. 그는 "천권이 넘는 책을 소개하면서 깨달음을 주었던 내용을 독서, 경제, 공부 편으로 나누어 엮었다. 독서에 관한 강의를 요청받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모은 책이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책을 읽은 뒤에는 반드시 쓰고 발표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내용이 머리와 마음에 깊이 있게 남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독서를 할 때 반드시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의 강의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원주 이외의 지역에서도 제약 없이 강의가 가능하도록 내용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 온라인 강의가 '책 속의 길을 가다'이다. 이러한 내용을 엮어 '책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출간되었고 이어서 대화에 대한 기술을 담은 '어떻게 원하는 말을 할 것인가'도 출간되었다.

 안 대표가 원주북새통의 계정을 만들면서 시작한 유튜브는 올해 11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는 "많이 볼 것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만들어 올린 영상보다 오히려 별 생각없이 만든 영상이 더 폭팔적인 인기를 얻는 경우를 종종 본다. '질보다 양'이 중요한 것 같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가 만든 '4차 산업과 미래 직업의 3가지 조건'이라는 제목의 강의는 조회 수가 15만 회를 넘어섰고 잘 만들어진 강의로 평가받으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질' 좋은 영상이 결국에는 좋은 영상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모범사례다.

 이렇게 바쁘게 지내던 그도 라디오방송을 쉬면서 슬럼프가 왔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걱정을 하던 때에 마침 법륜스님이 원주를 찾았다. 안 대표의 질문에 법륜스님은 "현재 있는 장소를 벗어나서 외부에서 나를 다시 보는 시간을 가져라"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이 말씀은 연세대학교 창업대학원 진학 결심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입학 후 그는 많은 사람을 만나고 상황을 접하면서 여러 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보게 되었다.

 "졸업 후 본격적인 창업컨설팅을 하면서  현실적이지 못한 데다 기초지식도 부족한 창업자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실제 눈으로 확인하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의뢰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주안점을 둔다"라며 창업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 대표는 대학원 졸업 후 첫 번째 모델인 온라인 중고서점으로 창업컨설팅 대상을 받았다. 이를 통해 그는 20년 가까이 서점을 운영하며 판매가 되지 않아 폐지가 되는 책들을 떠올렸다. 버리지도 판매하지도 못했던 책들이 일 년에 천 권이상이니 보관되어 쌓이는 책의 양이 엄청났다. 그는 이 책들을 중고서점 플랫폼 알라딘에 상점을 내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안 대표는 "아직 큰 수익을 내는 정도는 아니지만 쓸모없이 버려질 뻔했던 책들을 절판 등의 이유로 구매하지 못했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매주 화요일 5시10분에는 KBS 원주방송국 라디오(FM97.1MHz)에서 안정한의 '귀로 듣는 창업컨설팅'을 들을 수 있다. 창업 관련 내용을 전달하며 필요한 책도 소개한다. 지난 방송은 유튜브의 원주북새통 계정을 통해서 다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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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리 시민기자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