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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로써 공원 녹지 가로의 나무 보기

토목, 건축과 같이 인공구조물을 다루는 분야에서 사용하는 '하자보수'란 용어는 나무와 풀과 같은 생명체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적합하지 않은 말이다 조우 상지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l승인202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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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을 대상으로 '도시공원과 녹지'에 대한 강의를 많이 하는데, 이때 질문하는 것이 하나있다. "도로변에 가로수, 가로등, 전신주, 교통신호기와 표지판, 통신시설 등이 있다. 사정이 생겨 이중 하나를 없애야 한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는가?"이다. 많은 사람은 아마도 '가로수'를 없애거나 옮길 것 같다고 대답한다. 그럴 것 같은데, 실제로 그렇다.

 나무는 콘크리트 기초로 고정되어 있는 것보다 흙에 뿌리를 고정하고 살아가기에 더 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시설이 연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대량 생산이 가능한 시설물보다 생명체인 나무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 이런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원주에 와 살면서 직장 주변 가로수를 십수년 관찰해 왔다. 가장 긴 간선도로 중 하나인 북원로의 40년 이상은 돼 보이는 플라타너스는 어김없이 3~4월이면 높은 전신주의 전선 아래로 목이 잘려 있거나 큰 가지가 잘려나가 버린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전선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나무의 정상 수형을 최대한 유지하는 가지치기는 불가능한가? 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일은 습관인 것 같다. 생명체로써 나무를 보기보다는 가지는 전선에 영향을 주므로 쳐내버리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습관적 인식의 반영이다.

 가로수가 아름다운 가로 경관을 만들고 미세먼지와 대기오염물질을 흡착·흡수하여 도시환경을 개선시킬 뿐 아니라 야생조류, 곤충 등의 서식공간으로 생물다양성 유지에 기여하고 심지어 교통사고 시 인명피해를 방지해 주기도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무 '목치기'와 강하게 '가지 쳐내버리기'가 반복되는 그 곳에 작년 재작년 가로수 사이에 쥐똥나무, 사철나무와 같은 키 작은 관목을 심더니, 올해는 관목뿐 아니라 중간키 나무도 심었다. 올해 사업은 바람길숲 조성 사업의 하나라고 한다. 아주 좋은 일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가로변이 아름답고 풍요롭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십 년 그곳에 있는 가로수의 정상 생육을 가능하게 하는 관리가 우선이다.

 나무를 새로 심는 것보다 기존 나무를 보살피는 것이 더 필요한 것이다. "당초 가로수 선택을 잘못 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교체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도 있을 수 있으나 생명체로써 나무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없다. 가로수로 선정한 사람들이 잘못된 것이다. 그 가로수가 생명을 다할 때까지 잘 관리하는 것이 제대로 된 도시 관리일 것이다.

 그렇다면 전신주와 전선이 없는 곳의 가로수는 어떨까? 역시나 강전정 되는 사례가 있다. 태장동 강변로, 우산공단 가로, 단구동 천매사거리 은행나무가 그렇다. 이것을 보면 강전정은 '습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단구동 강변로에는 수십 년 된 정말 아름다운 살구나무 가로수가 있다. 전국의 살구나무 가로수 중에서도 일품이라 생각하는데, 생육환경은 애처롭다. 나무 밑둥의 생육공간이 정말 협소하고 어떤 것은 아스팔트로 덮여 있다. 살구나무 뿌리가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은데 잘 살아 있으니 용하다.

 LH가 조성하여 원주시에 관리를 이관한 혁신도시 미래내공원을 비롯한 공원과 가로녹지를 한번 보자. 지금 가보면 잎 전체가 말라버린 나무들, 가지의 반 이상은 죽어 있어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 곧 죽을 것 같아 보이는 나무들이 즐비하다. 여기에 더해 관리도 안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간 이외의 다른 생명체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 원인일 것이다.

 어떤 공사를 제대로 못해 문제가 생겨 이를 개선하는 것을 하자보수라 한다. 토목, 건축과 같이 인공구조물을 다루는 분야에서는 이런 말이 타당하나, 나무와 풀과 같은 생명체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적합하지 않은 말이다. 생명체가 잘 살 수 있도록 인간이 역할을 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심은 나무가 죽고, 정상 생육을 못하는 상황은 '하자보수'를 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이 반영된 생명체에 대한 배려가 결여되어 있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관례가 깨지지 않는 한 우리는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풍요롭고 쾌적한 도시환경 속에서 살기 어려울 것이다.

 원주 전체적으로 보면 산림이나 농경지가 많아 넓은 의미의 녹지비율은 높지만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도시구역의 녹지 비율은 낮고 개선해야 할 게 많다. 원주시는 10년 전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법정계획으로 '공원녹지기본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 계획대로 하면 원주시는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고 공원 녹지 가로에 심은 나무들도 잘 자랄 것이다.


조우 상지대학교 환경조경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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