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선아 입주자대표회장이 만든 모금 안내문.

무실동이편한세상아파트 주민들이 수술을 앞둔 경비원을 위해 성금을 모아 전달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무실동이편한세상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한 A 씨는 최근 위암 3기 판정을 받았다. 기초생활수급자로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A 씨의 사정을 듣게 된 오선아 입주자대표회장은 입주민들과 함께 작은 힘을 보태고자 성금 모금을 시작했다. 급하게 만든 모금 안내문을 엘리베이터와 게시판 곳곳에 붙였지만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떼어야 했다.

모금 소식을 알게 된 A 씨가 한사코 도움을 거절했기 때문이었다. 오 회장은 "몸이 아파 일을 쉬어야 하는 입장에서 성금까지 받기에는 너무 부담스럽다며 A 씨가 정중하게 거절 의사를 밝혀왔다"며 "하지만 이미 반나절 사이에 성금 모금 공고를 본 입주민들의 입금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결국 아파트 커뮤니티로도 모금 소식이 퍼지면서 지난달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249만5천 원의 성금이 모였다. 동료 경비원을 비롯한 80명의 입주민들이 A 씨의 쾌차를 기원하며 동참했다.

성금은 지난 4일 수술을 앞둔 A 씨에게 전달됐다. 병가를 내고 수술에 들어간 A 씨는 건강 회복까지 시간이 소요돼 사직서를 제출했다. 오 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와 내부적으로 힘든 일을 겪으며 꿋꿋히 근무해준 경비원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았다"며 "A 씨가 빨리 회복해 다시 아파트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