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인사행정에 대한 소속 공무원들의 반발이 격화하고 있다. 인사행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논란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가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확인된다. 원주시 인사행정이 올바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응답은 25%에 불과했다. 75%는 올바르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공무원 4명 중 3명이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인사행정에 대한 불신이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설문조사 직후 원주시는 7월로 예정된 정기인사의 승진예정자 순위를 공무원 개개인에게 통보했다. 그러자 승진예정자 순위가 낮은 것으로 평가된 공무원들이 동요했고, 공무원노조를 통해 납득할 만한 해명을 원주시에 요구했다.

 그동안 원주시는 근무성적 70%, 경력 30% 비율로 공무원 근무평정을 해왔다. 이번에는 경력을 10%로 낮추고, 근무성적을 90%로 확대했다. 지난해 인사운영 기본계획에 반영했고, 1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이번에 시행한 것이었다.

 열심히 일 잘하는 공무원을 우대하겠다는 취지다. 근무성적이 낮은 데도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남보다 빨리 승진하는 폐해를 막겠다는 것이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결정이다. 문제는 근무성적 평가의 공정성이다. 

 5급 이하 공무원은 부서장인 국·과장이 근무성적을 평가한다. 근무실적 50점, 직무수행 50점을 합산해 점수를 매긴다. 평가 항목은 기획력, 의사 전달력, 협상력, 추진력, 신속성, 팀워크, 성실성, 고객 지향 등이다. 열심히 일 잘하는 공무원은 티가 난다.

 민원인 또는 동료에게 불친절한 공무원도 티가 난다. 하지만 대다수 공무원은 이 같은 평가 항목으로 정량적 평가를 하기가 매우 어렵다. 부서장의 일방적인 평가 잣대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혈연, 학연, 지연에 얽매이는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회전문 인사도 문제다. 설문조사에서 원주시 인사행정이 올바르게 이뤄지지 않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 가장 많은 37%가 회전문 인사를 지목했다. 선호부서 근무자는 계속 선호부서에, 격무부서 근무자는 계속 격무부서에 배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복지센터 공무원들이 기를 쓰고 본청에 입성하려는 이유도 상대적으로 본청 근무자들의 승진이 빠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재난지원금 지급, 백신 접종 안내 등 행정복지센터 업무가 가중됐음에도 이번 승진예정자 순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도 많다. 

 어느 조직이든 인사 만족도는 낮다. 승진자는 소수에 그치기 때문이다. 문제는 원주시가 일반 조직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사행정으로 인한 구성원의 동요는 사기 저하로 이어진다. 사기 저하는 대시민 행정서비스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량적 평가 항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을 손봐야 한다. 다른 지자체나 사기업의 인사 시스템도 검토해야 한다. 공무원들이 '충성'해야 하는 대상은 윗사람이 아니라 원주시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