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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피해예방조례, 그리고 계절 복지

계절이 누군가에게는 안전과 생명보호를 위해 대처가 필요한 하나의 사회적 과제…'폭염피해예방조례'가 원주시민을 위한 계절 복지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박지영 상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l승인20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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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시에는 8천494가구(1만3천91명)의 기초생활수급자, 그리고 1만8천245명의 등록 장애인이 있으며, 514가구(1천778명)의 저소득 한부모 가족과 1천229명의 저소득 독거노인, 2천798명의 기초생활수급자인 독거노인(2019 원주시 통계연보), 그리고 스스로 보호가 어려운 저소득 노인부부가구, 아동, 노동빈곤자, 외국인 노동자 등 다양한 취약계층이 공존하고 있다.

 어느 새 6월이다. 코로나19 이전, 여느 6월은 무더워질 여름과 장마를 앞두고 한 참 막바지 꽃나들이와 지역축제가 한창인 시기였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는 코로나19에 더하여 30도를 웃도는 더위와 싸워야할 상황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은 폭염과 국지성 호우가 반복될 거라 한다.

 이는 올 여름이 예년보다 더 덥고 습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계절의 특성이란 것이 자연의 이치라 인간의 힘으로 막거나 조정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라 겸허히 받아들여야겠지만, 만약 이러한 계절의 특성이 인간에게 고통을 초래한다면, 그리고 이 고통을 사회적 노력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이라면 여기서부터는 자연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결정과 행동이 필요한 '사회 문제'라 할 수 있다.

 서두에 제시한 취약계층에게 여름은 피할 수 없는 무더위를 오롯이 혼자 버텨내야하는 고통스러운 계절이다. 매년 판매대수를 갱신한다는 에어컨이나 더위를 이겨낼 냉방장치는 이들에게 현실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냉방장치를 구입할 비용은 물론 냉방장치를 유지할 공공요금을 엄두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들에겐 선풍기와 부채가 좁은 집에서 더위를 이겨내는데 동원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주요한 대안이었을 것이다.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이들이 겪는 여름의 더위와 높은 습도는 단순히 생활의 불편함이 아니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그나마 나무 그늘 밑이나 공공장소, 복지기관 등에서 잠시 피해왔던 이들의 소극적인 대처조차 올해는 코로나19로 발이 자유롭기 어려울 것 같다.

 생각해보면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겨울 추위를 대처할 연탄과 연료를 지원하는 것에 비해 여름, 더위의 고통에 대해 우리는 참 무심했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지난 5월원주시의회가 '폭염피해예방조례'를 제정했다. 조례는 무더위쉼터 운영, 폭염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방문 건강관리사업, 냉방물품 보급 등 8개 주요 사업을 중심으로 매년 폭염피해예방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필자는 이 조례가 원주시가 계절에 취약한 구성원들에게 계절 복지의 의지를 표명한 의미있는 시발점이 되리라 기대한다. 이에 이 조례가 폭염피해에 노출되기 쉬운 취약계층에게 여름을 안심하고 견뎌낼 수 있는 실제적인 도움이 되길 바라며 몇 가지 제안한다.

 첫째, 폭염피해예방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하기 위해 매년 피해상황과 폭염취약계층 발굴을 위한 체계적인 조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 시스템은 폭염 뿐 아니라 원주시민이 개인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계절관련 응급, 또는 위기 문제와 잠재적 취약계층들을 조기발견하고 심각한 재난위기상황을 예방할 수 있는 근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기도 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재난 관련 예방을 위해 '재난 취약성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재난의 가능성과 결과, 그리고 지역사회의 취약성을 줄이기 위한 기술적이고 조직적인 전략'이 필요함을 선언한 바 있다.

 둘째, 폭염피해예방전략에 폭염피해의 사전(事前)적 예방뿐 아니라 피해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사후(事後)적 예방, 일명 3차 예방 기능을 포함해야한다. 폭염피해자 발생시, 즉각적인 피해 대처도 중요하지만 다시 동일한 생활환경으로 돌아간 피해자가 폭염피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지 않는 구체적인 전략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네트워크 구축이다.

 지역사회의 복지, 보건, 의료, 교육 기관은 물론 주민들까지도 폭염피해를 조기에 인지하고 상호간 협력적인 대처와 관리, 지원방안을 합의하고 행동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러한 요건들이 선행될 때, 원주시민들은 폭염피해로부터 자신이 지역사회로부터 보호받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으며, 원주시는 그 피해가 지속적으로 경감하는 성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계절, 이제는 자연현상으로서의 의미뿐 아니라 우리 사회 누군가에게는 안전과 생명보호를 위해 대처가 필요한 하나의 사회적 과제가 되었다. 이에 이번에 제정한 '폭염피해예방조례'가 많은 조례 중 하나로 사라지지 않고, 진정한 원주시민을 위한 계절복지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박지영 상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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