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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 굴곡진 역사가 담긴 자취

이기원의 역사 한 스푼, 원주의 등록문화재- ⑥ 육민관고 창육관 이기원 북원여고 역사교사l승인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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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강암으로 건립된 창육관은 중앙 현관을 중심으로 비행기 날개 모양의 좌우 대칭 형태이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창육의 나래를 활짝 펼친 것이다.

육민관고등학교는 낯설었다. 원주에 터 잡고 산지도 꽤 오래 되었고, 역사 교사로 고등학교에 근무한지도 30년을 훌쩍 넘겼지만 사립학교라 근무할 수도 없었고, 출장으로 방문한 적도 없었다.

십 몇 년 전이었던가? 원주국제걷기대회에 참가했는데 코스에 육민관고가 있어서 교정을 걸어서 지나간 적은 있다. 당시 육민관고 연못이 참 인상적이란 생각이 들었고, 일반적인 고등학교 교정과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학 캠퍼스를 지나가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육민관고 창육관이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란 사실을 알고 나서야 부쩍 관심이 생겨 관련 책자를 구해 읽어보고, 근대문화유산 관련 온라인 자료도 찾아보면서 육민관의 역사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

육민관은 1946년 흥업면 사제리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처음에는 설립자 홍범희가 사제리 헛간에 마을 청년들을 모아 수업하는 형태로 시작했다가 지역 주민들이 나서서 교실 4칸, 교무실 1칸의 초가집 학교 건물을 지었고, 1949년 정식 육민관중학교로 인가받고, 1952년 육민관고등학교가 분리되었다.

1952년은 6.25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휴전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철원, 김화, 화천, 인제, 양구, 고성, 양양 일대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래서 이들 지역을 떠나 남쪽으로 피난 온 사람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이들 피난민들은 고향과 가까운 원주로 몰려 들어왔다. 피난민의 유입으로 인구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따라서 6.25 전쟁 직후 주거와 식량을 비롯한 온갖 어려움에 직면했다.

중앙 현관 중심 비행기 날개 모양 좌우 대칭 형태
국제연합 한국지원단 원조 제1야전군 사령부 지원

▲ 우측에서 바라 본 창육관. 국제연합 한국지원단의 원조로 공사가 시작됐다.

전쟁 피해 복구와 도시 계획은 원주에 머무르고 있던 국제연합 한국지원단 강원도 팀에 의해 수립되었다. 육민관고등학교 건물도 국제연합 한국지원단의 원조를 받아 시작되었다. 전쟁 후 인제에서 원주로 이전한 제1야전군 사령부도 육민관고등학교 공사에 중장비 등을 지원했다. 화강암으로 새롭게 건립된 창육관은 중앙 현관을 중심으로 비행기 날개 모양의 좌우 대칭 형태의 건물을 세웠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창육의 나래를 활짝 펼친 것이다.       

육민관이 설립되는 과정은 굴곡진 한국 근· 현대사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홍범희의 부친 홍의식은 원주 읍장을 지낸 적이 있었고, 사제리 마을에 집이 있어 마을 사람들은 그 집을 읍장 댁이라 불렀다고 한다.

원주 읍장이 되기 전에 경북에서 군수로 있었다. 그런데 그 시기가 일제 강점기라  '친일인명사전'을 펼쳐보니 이름이 있었다. 원주 출신으로 일제 강점기 경북 함창 서기로 출발해서 선산, 영덕, 상주, 예천, 안동 군수를 거쳐, 1937년부터 1941년까지 원주 읍장을 지냈다. 원주 읍장 재임 시기가 중·일 전쟁 때였는데 군용물자 조달, 국방 사상 보급, 국방헌금 모금 등 전시 업무에 적극 힘써 「지나사변 공로자 공적조서」에까지 이름이 올라 있는 친일 인물이다.   

홍범희는 선산 출신으로 읍장이 된 부친을 따라 원주로 들어와 생활하면서 사립학교 육민관을 세우는 한편, 정치에도 발을 들여 제헌국회의원, 내무부 차관, 이승만의 지지기반이었던 자유당 소속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기원 북원여고 역사교사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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