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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인도주의 운동

원주는 인도주의 정신이 꽃 피울 수 있는 기초 토양이 마련된 도시. 대한적십자사와 원주시가 인도주의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상호 협력할 수 있기를… 김용상 대한적십자사 인도법연구소장/행정학박사l승인20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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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는 세상의 시계를 멈추게 하였지만 4차 산업혁명 핵심인 디지털혁명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새로운 기술은 우리 삶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 동시에 경제적 양극화, 고용불안, 인간소외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기술은 인류를 천국으로 만들 수도 있고, 지옥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 디지털 기술 시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필자는 인도주의에 그 해법이 있으며, 우리 시대의 아젠다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대 인도주의 운동은 19세기 전쟁의 참상 속에서 스위스 청년 앙리 뒤낭의 제안으로 적십자운동과 제네바협약(최초 국제인도법)이 탄생하면서 시작됐다. 적십자는 인도주의 운동을 고통경감, 생명보호, 인간존중, 평화증진 활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물론 인도주의는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되고 해석되어 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인류애(Humanity)이다. 인간다운 품위와 가치를 실현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드러내고, 인간의 창조력을 발휘하여 생명의 소중함을 지켜내고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이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는 '디지털 혁명의 기반에 물리적 공간, 디지털 공간 및 생물학적 공간의 경계가 희석되는 기술융합의 시대'라고 정의했다. 우리에게 멀리 느껴졌던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인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에서 알파고가 승리하자, 우리에게 가까이 와 있음을 실감했고,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디지털 기술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반면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일자리 감소, 빈부격차 심화와 더불어 인간 가치 하락, 인간관계 및 소통 단절, 사생활 침해, 비윤리적 인간관계 등 복잡다양한 사회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가 발표하는 국가별 행복지수에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고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4차 산업혁명은 생산방식의 효율화와 삶의 질 개선을 도모하는 것을 뛰어넘어, 경제·사회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어 놓을 것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의 파도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다양한 인도주의 활동을 디지털화하고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 '사회 가치화'해야 한다. 즉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한적십자사는 미래학자들과 손을 잡고 '인도주의 지수(Hunmanitarian Index)'모형을 개발했고, 상용화를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둘째,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생명을 보호하고, 고통을 경감하는 활동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반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신기술, 즉 대량살상, 환경파괴 등 요인을 제한하여 항구적 평화를 증진 시켜야 한다. 전 세계 196국이 집단지성의 힘으로 전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네바협약에 가입한 것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도주의자(휴머니타리안)를 양성하는 데 우리 모두가 앞장서야 한다. 학교와 시민단체, 지역사회가 연대와 협력을 통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민들의 참여 기회를 확대해 나갈 때 진정한 인도주의 공동체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기, IMF 경제위기, 지금의 코로나19까지 국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인도주의의 저력을 발휘한 DNA를 갖고 있다.

 원주시는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이 추구한 생명, 협동, 지역 공동체 운동의 발상지다. 인도주의 정신이 꽃 피울 수 있는 기초 토양이 마련된 셈이다. 앞으로 대한적십자사와 원주시가 생명을 살리고 보호하는 인도주의 공동체를 형성하는데 상호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용상 대한적십자사 인도법연구소장/행정학박사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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