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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과 원주정신, 국제 민주주의 연대로 거듭나야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원주의 정신은 5.18 정신에 다름 아니다…원주 시민으로서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것은 원주 정신을 실현하는 한 방법 김형종 연세대(원주)국제관계학과 교수l승인20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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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광주민중학쟁이 41주년을 맞았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오랜 투쟁과 희생의 결과이다. 그 과정에서 국제사회는 한국의 민주주의 운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영화 '택시 운전사'에서 보았듯이 외신기자의 용감한 보도가 실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불러오는데 기폭제가 된 것은 한 예이다.  

 이제 한국의 5.18정신은 민주주의 위기에 있는 세계 여러 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의 미얀마에서 어제의 광주를 본다"고 밝혔듯이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지난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미얀마의 상황과도 연결되어 있다.

 2월 1일 쿠데타로 집권한 이후 미얀마 군부는 비폭력으로 저항하는 무고한 시민 약 800여 명을 살해했다. 미얀마의 현대사 대부분은 군부 통치하에 있었다. 미얀마 시민은 1988년 이른바 '88'항쟁, 2007년 승려들이 주도한 '샤프론 혁명'을 통해 군부 통치에 항거했다. 마침내 2015년 총선을 통해 아웅산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행(NLD)이 승리하며 민간정부가 등장했다.

 그러나 군부는 2008년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적, 경제적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완전한 민주주의가 아닌 전환기 과정을 밟고 있었다. 지난해 총선에서 NLD가 다시 큰 표 차이로 압승하자 정치적 위협을 느낀 군부는 선거부정을 이유로 다시 권력을 찬탈했다. 쿠데타 직후 NLD지도자들을 체포, 구금, 고문했다.

 군부는 무고한 시민을 향해 발포하고 주동자를 체포하는 한편 언론을 폐쇄하고 인터넷을 통제하고 있다. 민주주의 승리를 경험했던 미얀마 시민은 이에 굴하지 않고 시민불복종운동을 통해 항거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위해 거리에 나온 이들은 국제사회의 지지와 연대를 호소하고 있다.

 한국은 미얀마 민주화 투쟁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쿠데타를 규탄하고 무기 수출을 금지시키는 한편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대외원조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 외교적 수사에 그쳤던 역대 한국 정부의 대응에 비해서는 진일보한 것이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아직 단결된 목소리로 실효성 있는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강대국의 이해관계로 인해 유엔은 군부를 비판하는 성명 발표에 그치고 있다. 일부 국가들이 주요 군부 인사에 대해 제재를 도입했지만 이미 국제사회 제재에 단련된(?)군부는 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미얀마가 가입한 지역기구인 아세안은 4월 24일 특별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군부 책임자를 참석시켜 이를 정부로 인정한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했으며 합의사항 마저도 군부가 이행 여부를 선택하는 형국으로 그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다.

 미얀마의 사태는 단지 군부와 시민 간 대결이 아니다. 국제여론과 국제사회의 연대는 시민에게는 용기와 힘을 실어주고 군부를 위축시킬 수 있다. 아시아 시민사회는 쿠데타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고 국제기구와 각 국가의 책임 있는 대응과 군부의 경제적 이익에 기여하는 여러 기업 활동을 비판해 왔다.

 한국의 시민사회도 미얀마에 대한 지지와 연대에 매우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인권단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종교단체, 학교,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기반 다양한 시민단체가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응원하는 다양한 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어떻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원주는 한국 민주화 운동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 1970년대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출범하며 '원주선언'을 발표했다. 장일순 선생이 주도한 원주지역 기반의 협동조합운동도 민주화 운동과 맥락을 같이 한다. 1987년 6월 항쟁에서 수많은 시민과 학생이 항쟁에 참여했다. 촛불혁명에서도 원주는 함께 했다.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원주의 정신은 5.18 정신에 다름 아니며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민주화 운동과도 무관하지 않다. 원주에서 시민단체 주최로 5.18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한지테마파크에서 관련 행사와 미얀마 관련 사진전이 열렸다. 우리의 일상에서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응원하고 연대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얀마의 상황을 알고자하고 이해하고 공감하고 SNS 등에 공유하고 모금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의미 있는 연대이다. 이미 많은 미얀마 시민들이 우리 시민의 지지를 알고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원주 시민으로서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것은 원주 정신을 실현하는 한 방법이다.


김형종 연세대(원주)국제관계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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