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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석실에서 본 낡은 구두 한 켤레

손수 수리해 신은 밑창이 떨어진 구두는 최 전 대통령의 청렴한 삶을 말해준다. 고위 공직자는 어떻게 살아야 되는 건가를 보여주어 큰 교훈으로 남는다. 박순조 원주문화원장l승인20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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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역사박물관이 오는 27일 현석 최규하 대통령실을 마련하고 개관한다. 박물관 1층에 자리 잡은 현석실에는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대통령 관련 유품 929건 3천596점 가운데 99건 137점을 상설 전시하게 된다.

 그동안 박물관에서는 2019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청렴지도자 최규하'란 주제로 특별기획전시를 하는 등 정규적인 것은 아니지만 전시회를 열기도 하였으나 상설전시관이 없어 전시회가 끝난 후에는 수장고에 들어가 시민들을 아쉽게 했다. 역대 대통령을 지내신 분들은 기념관이 건립되어 있으나 최규하 대통령 기념관은 없다.

 이러한 현실에 가슴이 무거워지는 것은 나만의 느낌이 아닐 것이다. 그래도 박물관 내에 현석실을 만들어 유물을 전시하여 대통령의 청렴하였던 삶을 보면서 시민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한 원주시와 박물관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전시실은 작지만 시민들에게는 큰 울림으로 다가갈 수 있다.

 현석실의 개관은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앞으로 기념관 건립과 기념사업의 활성화를 알리는 첫걸음으로 느껴져 그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최규하 대통령은 1919년 7월 16일 원주읍 옥거리 현재 원주시 평원동에서 아버지 최양오, 어머니 전주이씨 사이의 장남으로 출생하였다. 평원동 옥거리 생가는 과거시험에 합격하고 성균관 박사로 학문이 높았던 할아버지인 최재민 공의 80여 칸의 기와집으로 낙향 후에 젊은이들에게 직접 학문을 가르치던 곳이다.

 대통령이 3세 되던 해에 생가를 처분하고 원주면 화전리 현재 봉산동 역사박물관 옆으로 이사를 했다. 이후부터 할아버지에게 한학을 배우기 시작, 5세에는 동문선습을 완독하고 7세 때에는 명심보감을 암송할 정도였다. 아버지도 원주초등학교 교사로 학식이 깊고 원주 향교의 중수기를 쓸 정도로 서예에도 능통하였으나 할아버지의 가르침이 성격 형성에 크게 영향을 주었다.

 현재 경기고등학교인 경성제일공립보통학교 2학년 재학시절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까지 한학과 함께 인성교육을 받았다. 중용과 효열, 절의, 청렴 그리고 공직에서 거둔 공적을 스스로 자랑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라는 할아버지의 가르침은 삶속에 그대로 녹아 내렸다.

 국장, 차관, 장관,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되었지만 법질서를 중시하고 공평무사한 인사와 자신에 엄격하고 청렴하였기 때문에 33년 공직 생활을 하는 동안 구설수 하나 없다. 온 나라를 흔들었던 2차례에 걸쳐온 오일쇼크를 해결한 일화와 현장행정의 모범 등 고위 공직자로서 업적도 많지만 원칙을 지키며 청렴한 삶은 모범을 넘어 교과서와 같다 하겠다.

 출장여비를 아껴 써서 남은 것은 반납하고 해외 출장 때도 업무와 연결되지 않고 관광성이 있는 것은 세금을 쓸 수 없다며 일체 하지 않았다. 큰아들이 옥스퍼드대학에 전액 장학생으로 합격했으나 취소하고 군대에 보낸 일, 총리로서 장성탄광을 방문, 땀을 흘리며 힘들게 탄을 캐는 것을 보고 연탄을 평생 사용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25년 동안 연탄난로를 사용하여 약속을 지켰다.

 4년간 총리재임동안 지인들과 개인적인 만남을 하지 않고 친구나 친척의 부탁을 들어 준 적이 없다. 문중에서도 부탁을 하러갔다 공부 열심히 하여 시험을 보라는 등 꾸중만 듣고 내려왔다는 일화는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규하 대통령이 30년간 살았던 서교동 자택은 청렴하고 검소했던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응접실에 놓여 있는 선풍기는 딸 종혜 씨가 태어났을 때 구입한 것으로 50년 동안 줄곧 사용했으며 2층 서재 책상에는 달력을 잘라 만든 메모지가 놓여 있다. 연탄난로, 고무신, 30년 된 라디오 등 다양한 생활용품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생활사 박물관을 보는 듯하다. 서교동자택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서울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청렴하고 검소한 삶을 하나하나 소개하기에는 너무나 많다. 그러나 밑창이 떨어진 구두를 손수 수리하여 신었던 대통령의 구두 한 켤레가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명품을 찾는 시대에 손수 수리한 구두를 신은 대통령은 요즘 우리에게 충격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고위 공직자는 어떻게 살아야 되는 건가를 보여주어 큰 교훈으로 남는다.

 요즘 신문이나 TV를 보면 1면을 장식하는 것은 고위 공직자 일탈 행위로 얼룩져 있다. 도덕은 사라지고 탈법과 위법이 판을 치고 있다. 현석실 개관과 함께 전시될 청렴했던 최규하 대통령의 삶을 둘러보고 이를 닮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한마디를 하고 싶다면 대통령 기념관 건립과 함께 평전도 출간하여 대통령의 청렴한 삶을 배우는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순조 원주문화원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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