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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져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비록 사람간의 온정은 덜 하였을지라도 지역사회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보내주신 관심은 어떤 어버이날보다 풍족했다 최재연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l승인2021.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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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은 복지관에서 가장 바쁜 달이었다.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따뜻한 봄의 기운과 활짝 핀 꽃들로 나들이와 가정의 달 행사를 진행하면서 북적이는 한 달을 보내면 5월이 훌쩍 지나가곤 했다. 적어도 코로나19가 생기기 전까지는….

 5월 11일 기준으로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는 12만 명을 넘어섰고, 원주시는 65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감염경로가 뚜렸하지 않은 확진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하루 300명가량 이용하던 우리 복지관 무료급식은 기초생활수급·차상위계층 등 120여 명에게 도시락을 지원하고 있으며, 원주 대표 마을 라디오방송국(BS청춘라디오방송국)과 교육문화 강좌는 모두 멈췄다. 매일 400명 이상 어르신과 지역주민, 봉사자들이 드나들던 복지관이 조용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5월을 맞이했다. 도시락을 수령하기 위해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은 '코로나가 언제 끝나냐', '안에 들어가서 밥을 먹을 수 있을까', '이렇게 살 바에는 죽는 게 낫다'는 고통을 호소하신다. 작년 어버이날에도 장갑을 낀 손으로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어르신들의 집을 방문하거나 워킹스루방식으로 선물과 마음을 전해드리며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 년이 지난 지금도 코로나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복지관을 찾아올 사소한 핑계조차 만들 수 없게 되었고, 경로당은 문을 닫아 각자의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더더욱 길어졌다. 유일하게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건 뻥 뚫린 강변로에서 답답한 마음을 위로하고자 나선 마스크 쓴 운동하는 사람들과 갈 곳이 없어 거리 위를 정처 없이 걷고 있는 노인들뿐이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휴식 공간이었던 '집'이 일일 업무를 보는 장소가 되었고, 공부를 하는 학교가 되고, 여가·문화를 즐겨야 하는 등 활용도가 커진 공간으로 확대되었다. 더불어 TV와 스마트폰, 디지털 기계 등 온라인을 끼고 사는 생활모습이 일반화 되었다.

 비대면 사회에 대한 부적응으로 '우리 이웃을 덮친 코로나 우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기사에선 우울증이 심하면 누군가가 심장을 움켜잡은 듯 숨을 쉴 수 없는 고통에 빠진다고 했다.

 이를 읽고 비대면 사회에 대한 가장 큰 부적응자는 누구일까 생각해보았다. 바로 '노인'이었다. 전쟁으로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힘들게 자식들을 키워낸 것도 모자라, 각종 기술의 발달로 여러 경험을 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노인들에게는 어려운 사회적 시스템과 장애물이 많기 때문이다.

 면역체계가 가장 취약한 것도 억울한데, 가장 큰 행복이었던 자식들과 자주 만날 수 없는 것. 경로당을 통해 이웃 노인들을 볼 수 없는 것. 짧은 통화나 주고 받던 작은 기기 한 대로 누구하나 알려주지 않은 채 무엇인가를 하라고 다그치기만 하는 것. 등등. 이런 삶이 계속 반복되니 그로인한 고립과 우울감이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사회적 상황을 고려해 우리 복지관에서는 식사의 어려움 때문에 경로식당을 찾아오는 어르신들과 각종 여가문화를 즐기며 이웃과 담소를 나누었지만 감염의 우려로 찾아올 수 없어 집안에서 힘든 시간을 겪고 있을 지역 내 어르신들, 그리고 집안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외로이 지내는 모든 어르신들에게 어버이날을 맞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복지관을 잘 지키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드린 것. 그리고 한 장소에서 대면으로 즐길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이에 함께 한 장소에 있지는 않지만 서로의 안전을 지키면서 어르신들에 대한 공경과 감사의 마음 그리고 응원의 기운을 전하고자 '언택트 어버이날 기념행사'와 동시에 '랜선 스마트 어버이날 기념행사'를 계획하게 되었다. '언택트 어버이날 기념행사' 1안으로 어버이날 기념 카네이션 전달과 특식, 선물 등을 전하고,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영상을 보여주며 화면 속 직원들과 만나 랜선 스마트 어버이날 기념 행사를 즐겼다. 

 2안은 5월 7일 경로식당 대상 어르신들에게 지역 인사들과 함께 카네이션을 직접 달아드리고 어머님 은혜 제창공연과 영상 상영식 등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큰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더불어 복지관에 오고 싶지만 올 수 없는 어르신들에게는 영상을 통해 지역 내 300명 이상의 어르신들과 어버이날 기념 축하 영상을 문자메세지로 발송했다. 비록 사람 간 온정은 덜 하였을 지라도, 지역사회에서 어르신들을 향한 관심은 이전의 어떤 어버이날 보다 뜨거웠다.

 태블릿PC,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복지관에서만 해맑게 웃어주시던 허기복 관장님의 밝은 웃음과 친절한 직원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 지역 어린이집 아동들의 귀여운 재롱잔치까지 보며 눈앞에서 만나는 것처럼 박수치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렇게도 볼 수 있네', '이렇게 보니 너무나 기쁘네',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복지관에 나가고 싶네', '어버이날이라고 누구하나 찾아와주는 이 없고, 특히 코로나라고 더더욱 오는 이 하나 없는데 이렇게 얼굴도 보여주고 선물까지 챙겨주니 너무 감사하네'라며 새로운 변화에 복지관의 손을 잡고 한 발짝 내딛어보았다.


최재연 밥상공동체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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