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걷기를 생활화하고 있다. 하루에 만 보 걷기를 목표로 평일에는 종합운동장의 둘레길을 걷는다. 운동장 둘레길은 2.2km로 대부분 숲길로 이루어졌다. 비록 산속 숲길은 아니지만, 나무숲은 걷는 즐거움을 준다. 주말에는 가능한 시간을 쪼개어 원주시에서 만들어 놓은 둘레길 중 숲길을 걷는다.

 숲은 심리적 안정을 주고 건강을 회복하게 한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뇌 활동도 안정시킨다. 신체활동을 증대시켜 육체적 건강도 찾아준다. 걷기는 체중조절, 혈압조절, 스트레스 해소, 근육강화 등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회복시켜주는 종합 운동이다. 숲의 효능과 걷기의 효능이 결합한 숲길을 걸으며, 숲의 일원이 되어보고 숲속의 작은 생명체로 자연에 묻혀 보아도 좋다.

 지난겨울은 추위에 움추리고 마음도 넉넉하지 못해 걷기에 여유가 없었다. 봄이 되면서 따듯한 기온의 변화를 생활의 변화로 만들고 자연을 느끼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무가 푸르른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요즘에는 숲도 활기를 찾아가고 걷는 사람에게도 활력이 솟아난다.

 식물도 소음피해를 받으면 번식을 못하고 성장에 지장을 받는다. 이러하듯 도심에서 발생하는 공해가 동물이든 식물이든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복잡한 도시에서 발생하는 공해는 생태계 먹이사슬과 연관돼 동식물의 활동능력을 저해하고 생태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모두가 공해를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이제는 공해를 유발하는 제품들이 생활의 수단이 되어 없앨 수도 없다. 공해가 심한 날에는 외출도 삼가고 공해가 없는 곳을 찾아 피난까지 간다.

 숲은 생명의 보물창고 역할을 하고 지친 생태계를 복원한다. 풀과 나무, 새와 나무, 공기와 나무, 숲을 만들어내는 나무에는 세상의 모든 생명을 품고 태어나고 자라고 죽게 한다. 숲이 자연의 이치를 품고 그 안에서 내가 살아 있음을 알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걷기길 입구에서 숲으로 들어가는 순간에 몸 전체에 변화가 느껴진다. 숲에서 불어오는 향긋하고 시원한 바람과 나뭇잎이 흔들려 사각거리는 소리, 알지도 못하는 크고 작은 새소리가 숲에 들어왔음을 온몸에 일깨워준다. 걷기 길을 숲길로 만든 것도 숲이 생명이고 자연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여유를 주는 자연에서 건강을 찾게 해주는 곳이 숲이다.

 원주에도 200여 개의 등산회 동호인 단체가 있다. 산 정상을 오르는 등산회보다 산길을 이용해 둘레길을 걷는 동호회가 많다. 숲속 둘레길을 선호하는 이유도 무리하지 않고 숲의 일원이 되어 '살아 있음을' 또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숲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원주에 본부를 둔 한국걷기협회에 따르면 원주시는 둘레길인 굽이길 30개 코스 400km와 치악산둘레길 11개 코스 140km를 개설했다.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원주의 걷기길 중 숲으로 걸을 수 있는 길이 35개 코스 250km 정도 된다고 한다. 걷기길 주변에 나무를 심고 그늘을 만드는 것도 숲길이 걷기 길로 최적이기 때문이다.

 걷기길 코스를 결정할 때 최대한 숲길로 코스를 정하는 것도 이 이유에서다. 어떠한 길이라도 걷는 운동은 좋지만 나는 이왕이면 숲길을 권장하고 싶다. 자연을 즐기는 시민들이 푸르름이 쌓여가는 숲길에서 천천히 또는 숨 가쁘게 걸으면서 건강과 여유를 만끽했으면 좋겠다.

조두형 원주시산림조합 조합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