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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7번째 봄을 보내며…

세월호의 진실이 꼭 밝혀져 '사람'이 제일 중요한 사회로 가는 길을 밝히면 세상의 항로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가야할 길을 생각합니다 백송희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원주.횡성 대책위l승인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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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올해로 7번째의 봄입니다. 팽목항과 목포신항을 다녀왔습니다. 목포신항에 세월호는 점 점 더 녹슬어 가고 있었고 진실은 팽목항 저 바다 깊은 곳에서 아직 건져 올리지 못했습니다. 원주에서도 농협 앞에서 거리선전전을 했습니다.

 해마다 농협 앞에서 거리선전전을 하면 어김없이 시비가 벌어집니다. 올 해도 어르신들의 방문이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의 말씀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사실 크게 보면 한 가지 얘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편의상 A 씨와 B 씨라고 부를께요. 할아버지라는 호칭도 세대 간 단절과 특정 나이층의 이야기로만 오해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A 씨는 처음부터 화가 나 있습니다. 욕설이 섞인 강한 말투와 큰소리로 자신의 말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말대꾸라도 하면 소리가 더 커지는 것을 알지만 감정적으로 대응할 때가 종종 생깁니다.

 A 할아버지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몇 십억씩 돈 받아 처먹었는데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냐. 얼마나 더 받아먹으려고 그러는 거냐. 자식 팔아서 팔자 고치자는 거냐' 등입니다. 사이사이의 추임새와 같은 욕설은 빼고도 화를 부르는 말들입니다.

 무엇에 그리 화가 났을까요? 사실도 아닌 말을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단 한마디도 믿지 않습니다. 어딘가 A 씨가 믿는 소식통이 있고 그것만이 자신에게 진실을 말해준다고 맹신하는 사람의 대화태도입니다.

 B 씨는 조금 다릅니다. 조용히 다가와서 점잖게 질문을 던집니다. '세월호가 아직 문제가 있습니까?' 대답을 해드립니다.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실 대답을 듣고 싶었던 것은 아니셨을 겁니다. 하고 싶은 말을 꺼내기 위해 서두를 꺼내신 거지요. 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학교선생님과 같이 우리를 가르치고 싶어 하십니다.

 '세월호는 관광 가던 사람들이 교통사고를 당한 거다.' 긴 이야기의 결론입니다. '그러니 교통사고를 가지고 시끄럽게 거리에 나와 시위를 하는 것은 다른 시민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사회를 시끄럽게 한다'는 겁니다.

 B 씨는 왜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듣고 싶은 마음은 없는 걸까요? 교통사고도 보험처리하자면 원인부터 밝히는데 304명의 희생자가 있는 세월호는 아직 사고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도 이야기가 통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A 씨의 '화'도 B 씨의 '말'도 꼭 '세월호'를 향한 것이 아닐 겁니다. 들어주지 않는 이야기들이 쌓이고 쌓여 '화'가 되고 '말'이 되어 공격할 곳이 필요했을지도 모릅니다. 억울한 이야기들이 풀리지 않고 쌓여 서로를 공격하게 만드는 거짓이야기가 만든 길로 화와 말들을 쏟아내는 것은 아닐 런지요.

 세월호의 진실이 꼭 밝혀져 '사람'이 제일 중요한 사회로 가는 길을 밝히면 세상의 항로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억울한 죽음이 없고 억울한 삶이 없어지는 세상으로 가다보면 A 씨의 '화'도 가라앉고 B 씨도 상대의 '말'을 듣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요? 세월호 7주기를 지나면서 먼 길이지만 가야할 길을 생각합니다.


백송희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원주.횡성 대책위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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