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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환경에서 인간답게 사는 것은 사치인가?

고형폐기물 공장이 마을에 들어온다는 소식에 80대 어르신들까지 목숨 걸고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대대로 물려 받은 터전에서 건강하게 살다 후손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고 싶은 마음뿐 위규범 흥업면발전협의회 회장l승인202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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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매년 찾아오는 봄이면 떠오르는 이 노래는 일제강점기 때인 1923년에 홍난파 선생이 작곡하고 이원수 선생께서 작사하신 국민 동요이다. 고향의 봄이 그립게 느껴지는 노랫말은 언제 들어도 가슴 뭉클하다. 어떤 이는 이런 고향을 가슴에 품고 정든 고향을 찾아가기도 하고 또 다른 이는 고향을 묵묵히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아름다운 우리 고향을 지켜내지 못하게 하는 일이 자꾸 생겨나서 걱정이다. 최근 흥업면 사제리에 고형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온다고 하여 온 동네가 떠들썩한 것이다.

 농촌에는 대부분 연로한 주민이 평화롭게 고향을 지키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 하지만 얼마 전, 평화로운 마을에 고형폐기물 설치공장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서둘러 반대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며칠째 시청과 공장예정지를 오가며 결사반대 주홍글씨가 새겨진 머리띠를 이마에 동여맨 채 힘겹게 피켓을 들고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누가 평생 선하게 살아오신 분들을 화나게 하고 분노하게 만들었을까? 조상 대대로 문전옥답을 물려받아 삶의 터전을 일구어 지켜온 마을주민들과, 80대가 훌쩍 넘으신 어르신들까지도 들고 일어나서 목숨 걸고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흥업면은 대학교가 3개, 초·중·고가 4개나 있는 명실상부한 교육중심 지역이다. 전국 어느 지역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젊은 학생들이 청운의 꿈을 펼쳐나가고 있다. 또한, 자연을 통해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힐링공간이 많아 원주시민이 자주 찾는 아름다운 고장이기도 하다.

 미래세대를 짊어질 학생들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교육받을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주시 쓰레기매립장을 비롯해 시립화장장, SRF공장, 건축폐기물 처리공장, 하수처리장, 가축분료 처리공장, 고압가스처리시설, 자동차폐차장 등 크고 작은 혐오위험시설이 무려 10개 이상 난립해 있다.

 환경오염의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있어서 학생과 주민들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인간답게 생활할 수 있는 헌법상의 기본권마저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마을 진입도로를 새로 포장해 달라는 것도 아니고 마을복지회관을 건립해 달라는 것도 아니다. 단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농토와 삶의 터전에서 환경공해 없이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며 후손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아무런 훼손 없이 그대로 물려주고 싶은 것, 그 단 한 가지뿐이다.

 원래 환경공해산업은 사업자가 지역사회에 환경오염만 유발시키고 오염방지시설과 비용부담을 하지 않으려는 외부불경제효과가 큰 산업이다. 이 때문에 지역경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개인사업자 배만 불리는 결과만 가져온다. 외부불경제효과란 어떤 경제주체의 행동이 제3자에게 의도하지 않은 손해를 가져다주지만 이에 대한 보상이나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효과를 말한다. 대개 공해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산업이 대표적이다.

 외부불경제가 존재할 때 그 산업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량의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때문에 시장실패의 근본원인이 된다. 이런 시장실패를 시정하기 위해 피구세라는 공해세를 부과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제는 실제로 국가나 지자체가 그런 세금을 부과한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데다가 사업자 역시 수익감소가 우려되어서 스스로 오염방지시설을 완벽하게 설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형폐기물 설치공장의 1일 폐기물처리시설 용량은 200톤에 달한다. 이 중 60%인 120톤 이상은 수도권 쓰레기를 가져와서 가동률을 높여야 사업체가 계속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발생하는 쓰레기는 해당 지자체에서 스스로 처리하도록 하는 지방자치법의 원인자부담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문제는 일부 지역사회에만 국한된 지엽적인 것이 아니라 원주시 전체 이해관계가 걸린 환경공해문제로 인식해 풀어나가야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얼마 전 고형 폐기물연료 성형처리공장 설치 사업자가 원주시의 면밀한 검토 끝에 반려되었던 사업계획서를 다시 수정 보완하여 재신청한 것은 주민의 뜻을 무시하는 고압적이고 일방적 처사로서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흥업면민과 사제2리, 인근 무실동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한 위협을 가할 수 있는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지금이라도 해당 사업자가 폐기물 처리사업을 즉각적으로 포기하고 철수하기를 절실하게 바라고 있다. 해당 사업자가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만약 이를 무시하고 후속 절차를 계속 진행한다면 해당 사업을 포기할 때까지 주민들의 커다란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위규범 흥업면발전협의회 회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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