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우리가 갱신 청구 할 수 있는데, 주인 사정 봐주고 있는 거더라고요, 근데, 주인이 날짜를 며칠도 연기해주지 않으니 짜증이 나네요."

 부동산 사무실에 한 세입자가 찾아왔습니다. 그 분은 집 매수인이 작년에 계약 할 때 이사 들어온다고 해서 갱신 청구를 하지 않고 이사 나가기로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즘 전세 구하기가 어디 쉬운가요? 적당한 집을 구하느라 상당 기일 집 찾는데 시간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고생 끝에 겨우 전셋집을 구했는데 이사 날짜가 맞지 않아 집을 비우기로 한 계약 만기일보다 며칠 더 있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매수자가 그조차 봐주지 않으니 속상하다고 속내를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갱신청구요구를 할 수 있냐고 물어 보셨습니다.

 더 구체적인 사정은 이러합니다. 작년 9월에 세입자가 있는 집을 보여주었고 매수인이 마음에 든다고 하여 계약을 하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매수인도 임대차 3법 중에서 계약갱신 청구요구권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고, 지금은 세입자가 나간다고 하지만 내년 전세 만기 때 이사 못나간다고 갱신 청구하면 어떻게 하냐고 계약을 망설였습니다.

 그래서 개정된 임대차 3법(전·월세 신고제,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요구권)도 주거복지를 강화하고 세입자 보호를 위한 법안이긴 하지만 무조건적인 법은 아니고 임대인(혹은 매수인)이 거부할 수 있는 예외규정이 있음을 설명하였습니다. 특히나 이 경우 세입자의 전세 만기가 6개월보다 더 많이 남았을 때(전세 만기가 2021년 4월 말이고, 잔금시점이 2020년 9월초였음) 소유권이전까지 즉 등기까지 완료되면 세입자는 갱신청구 요구권 자체가 없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때 세입자에게도 설명을 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지 오늘 사무실에 방문하여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갱신청구요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세입자에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마무리는 매수자가 임차인의 사정을 이해하여 날짜를 조정하는 것으로 잘 해결되었습니다. 임대차 3법 특히 계약갱신청구요구권에 대한 사례가 더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또 알려드리겠습니다.

최경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원주시지회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