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참가자들은 명륜2차의 부정적 이미지를 더하는데 음주와 폭언을 일삼는 소수 구성원들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역사회보장특구사업은 소수 구성원들에 대한 협조와 통제가 필수적이다.

명륜2차 영구임대아파트는 지난해 사회보장특별지원구역사업(이하 사회보장특구사업)에 선정됐다. 복지기반이 부족한 소규모 생활권이 지역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재정 및 컨설팅 지원을 통해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명륜2차는 무기력과 빈곤문화가 심화되어 지역사회로부터 낙인과 편견 등의 소외문제를 겪어 왔다. 때문에 영구임대아파트의 낙인을 벗고, 주민-마을-지역기반 플랫폼을 구축, 마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주민참여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마을공동체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명륜종합사회복지관은 사업 진행에 앞서 실제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복지서비스는 무엇이며, 마을이미지, 마을(주민)의 역량, 플랫폼(공간)의 필요성, 마을네트워크 연계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소규모 그룹 인터뷰 형식의 욕구조사를 실시했다. 5회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는 명륜2차 거주 마을활동가, 비거주 마을활동가, 거주 마을공동체 일반 구성원, 거주 정신장애인, 거주 알코올 의존자 등으로 나눠 명륜2차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취합했다.

명륜2차는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과 이에 대한 내부의 수용이 존재했다. 참가자들은 공통적으로 음주와 욕설을 일삼는 소수 구성원들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를 걷어내기 위해 다양한 주민자치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이 대규모로 영구임대단지에 유입되는 구조적 특성상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이번 지역사회보장특구사업 핵심으로 소수 구성원들에 대한 협조와 통제가 가능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이를 두고 마을의 환경이 새롭게 구성되면 서서히 문화와 행동이 바뀔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과 환경변화와 상관없이 음주, 폭언 등 고질적 행위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이 대립했다.

주민자치활동 활성화를 위해 마을리더를 세우고 마을활동가를 확충하는 작업도 필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을활동가들은 주민자치활동 수행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으로 '비자발성'과 '비소속감'으로 인한 주민참여 부족 현상을 꼽았다. 이러한 환경에서 마을활동가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번번이 실패의 경험이 쌓이면서 한계와 소진을 경험하고 있었다. 

따라서 마을리더 양성 프로그램과 마을활동가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주민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마을활동에 참여하는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의 유입을 위해서는 주민의식, 여가·문화 등 활동 프로그램 개설이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명륜2차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마을활동을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인접 생활권의 마을과 함께 연대하는 등 활동 범위를 넓히게 된다. 이를 위해 외부 주민의 유입과 교류를 위한 공유 공간이 필요하다. 플랫폼 구축은 프로그램, 교육 등을 진행하는 기본적인 공간이자 마을구성원의 역량 발휘로 내·외부교류 및 세대교류, 쉼터 등 공동체 회복의 공간으로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비거주 마을활동가들은 명륜2동의 소득과 문화 등의 특성에 따라 교류가 단절되는 폐쇄성을 들며 플랫폼 공간 내에서 이뤄지는 활동 프로그램에 외부 주민들이 참여할지 여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확신하지 못했다.

인터뷰 참가자들은 사회보장특구사업이 명륜2차뿐만 아니라 명륜2동 모든 주민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면서 이용할 수 있는 복지서비스로 운영되기를 희망했다. 몇몇 가시적인 문제들이 존재하지만, 충분히 함께 교류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도 내비쳤다.
명륜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이 사업은 결국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것으로 각 부분의 상관성에 집중해야 한다"며 "욕구조사를 바탕으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활동들을 주민들로부터 제안 받고 함께 진행함으로써 참여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