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숙인 자활을 위한 도시농부 아카데미 하우스 프로젝트가 새싹보리 재배에 성공, 지속적인 납품을 시작했다.

노숙인 자활을 위한 '도시농부 아카데미 하우스 프로젝트'(이하 도시농부 프로젝트)가 재배 작물로 새싹보리를 선정한 지 일 년 만에 안정적인 납품이 가능한 정도의 수확량을 재배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는 새싹보리 생산성을 확대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 재배를 시도하는 등 도시농부 프로젝트 활성화를 통한 고용창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9년 7월부터 본격 시작한 도시농부 프로젝트는 스마트팜 운영을 통해 노숙인들의 자립과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원주시사회복지협의회, 원주시, 원주노숙인센터 등이 협력하고,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후원으로 든든한 민관 협력 플랫폼을 갖추고 시작했지만, 재배 작물을 선정하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수요가 높은 상추를 비롯한 여러 가지 작물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학교급식으로 납품되는 여러 추천 작물들은 컨테이너 2동의 현재 시설 규모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여러 작물을 시도한 끝에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새싹보리를 재배 작물로 선정했다. 

새싹보리는 여러 가지 형태로 가공한 건강식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으며, 발아에서 재배 과정까지 기간이 짧아 생산성을 높이는 데 유리했다. 하지만 생산량을 일정하게 유지하기까지 재배 기술을 습득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발아율이 들쑥날쑥해 일정한 수확량을 맞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새싹보리를 재배하기 위한 기술력을 향상시키는데 집중했다. 일조량과 습도 등을 달리하는 실험을 여러 번 거치면서 최상의 재배 조건을 찾아가는 과정을 반복했다. 대량 생산체계 구축을 위한 특수제작 모판을 갖추고, 새싹보리 건조를 위한 건조기와 저장고를 구입하는 등 시설 보강도 진행했다. 

또한, 안전성을 갖춘 먹거리 생산을 위해 원주시 원주푸드 인증은 물론, 국가 공인 인증기관으로부터 친환경 무농약 인증을 획득했으며, 안정적인 농산물 납품을 위해 납품처 발굴에도 힘썼다. 

지역사회에서 도움의 손길도 이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건조와 저장 시설을 위한 비닐하우스와 저장고 등을 후원했으며, 강릉원주대학교 협력업체인 뉴로닉의 재능기부로 수경재배 시스템 스마트폰 전산화 작업에 성공했다. 또한, 강릉원주대 식물생명과학과에서 새싹보리의 생산량을 증가할 수 있는 재배기술의 매뉴얼화 컨설팅에 도움을 줬다.

이러한 노력을 거쳐 도시농부 아카데미는 지난해 10월 새싹보리 대량 생산에 성공했다. 새싹보리 건조물 50㎏를 첫 납품해 6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시범 생산을 마치고 지난 12월부터 본격적인 납품을 위해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도시농부 프로젝트의 우수사례는 지난해 사회공헌 파트너 매칭데이 행사에서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되면서 상금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새싹보리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재배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더 많은 노숙인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는 노숙인 근로자 1명이 스마트팜에서 상시 근무하고, 새싹 발아와 재배 과정에서 1명이 추가로 일용직 형태로 근무해왔다. 현재 12일 안팎으로 소요되는 새싹보리 재배 과정을 10일 내외로 단축해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새싹삼, 귀리 등의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 재배에도 새롭게 도전한다. 또한, 건조물을 납품하는 것에서 나아가 유통판매전문업 허가를 추진, 도시농부 프로젝트의 자체 제품 생산화도 준비하고 있다. 

이재훈 원주시사회복지협의회 사무국장은 "시작부터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도시농부 프로젝트만의 재배 노하우를 쌓아 가고 있다"며 "노숙인들이 성공적으로 지역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스마트팜 사업 안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