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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SRF 열병합발전소?

민간사업자의 돈벌이를 위해 시민 건강과 생명을 담보해 줘야 하는 상황…4년 전 제주도는 수원지와 근접해 있다는 이유로 허가 반려 이준희 전국SRF열병합발전소 대책위원장l승인202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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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시는 지난 10월 태장동 산 267번지외 9필지(사업부지 면적: 8천277㎡)에 SRF 제조공장 계획을 허가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필자가 전국 22곳의 SRF 제조 및 사용시설의 반대운동과 대안을 펼쳐온 경험치로 평가하자면 그야말로 저급한 원주 지방자치의 민낯이라 할 것이다.

 법과 규정에 따라 허가를 했고 어디엔가는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필요악의 시설이라는 관계자의 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온전한 지방자치제가 실행되는 상황이라면 과연 이같은 사고가 가능할까? 바로 이 점 때문에 해당 주민은 야속하게 생각하고 시민정신은 더 강희해진다. 그러면 현행법상 도대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첫째, 환경안전성과 관련한 각종 법적 규제치의 '신뢰성' 문제다. 법 적용자와 사업자가 늘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인용하는 관련 규정은 그야말로 최소한의 도덕적 잣대일 뿐이다. 공공의 질서와 안녕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지 중 하나일 뿐 대한민국 환경법 어디에도 주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까지를 보장한다는 단어는 일도 없다.

 다시말해 '법적 규제치'가 바로 '생명 안전치'인 것처럼 오용하고 남용을 조장해온 우리 모두의 자업자득이다. 전국에 합법적으로 세워진 SRF 제조 및 사용시설 근처 주민들의 각종 폐질환과 암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보도되는 뉴스가 그 방증이라 할 것이다.

 둘째, 발생지 처리의 원칙에 입각한 '환경주권'의 훼손 문제다. 폐기물은 주변지역까지 마이너스 후생효과를 유발하는 공공재임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유통과 처리를 민간시장에 방치함으로써 끊임없는 사회적 비용을 양산하고 있다. 그나마 생활 폐기물은 해당 지자체 내에서 처리하도록 규정하면서도 더 악성물질인 SRF, 즉 사업장 폐기물은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제조 및 사용시설 자체를 엄격히 금지하면서 나머지 전국의 지방에서만 민간 사업자가 유통,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놨다.

 한마디로 집은 자기 땅에다 짓고 변소는 남의 앞마당에다 짓겠다는 심보다. 온전한 지방자치를 위해서 지방민이 제일 먼저 뜯어고쳐야 할 차별적 조항이다.

 이번에 허가된 태장동의 SRF 공장 역시 100% 원주시 밖에서 유입될 정체불명의 악성 폐기물 처리장일 뿐이다. 더군다나 이곳은 전 원주시민이 마시는 상수도 취수원과 매우 근접(900m)해 있고 태장농공단지 근로자들과는 담장을 사이에 두고 있으며 장양초교, 백운아파트, 우성아파트 등은 불과 1km 안에 모두 위치해 있어 누가 보더라도 사업장 위치로서 매우 부적절 하다.

 민간 사업자 한 개인의 돈벌이를 위해서 시민 다수가 건강과 생명을 담보해 줘야하는 상황이다. 원주시가 외지 폐기물들을 이런 식으로 마구잡이로 받아드린다면 전 지구적으로 대유행하는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 속에서 너나 할 것 없이 폐기물을 줄여야 한다는 시민들의 각성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이고, 원주의 정체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해 보인다.

 그동안 전국 SRF대책위에서 국가기관에 줄기차게 요구해온 폐기물 처리의 핵심 대원칙은 2가지다. '발생지 처리의 원칙'과 '공공기관 처리의 원칙'을 법제화해달라는 것이었다. 때문인지 환경부가 최근 전국 광역 단위마다 국가가 운영하는 초대형 종합 소각장을 설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우리 원주시는 이 같은 환경부의 정책 취지를 똑바로 읽어야 할 것이다.

 셋째, 위와 같은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정작 지방자치의 주인인 주민에겐 '주민 수용성'과 관련한 어떠한 제한적, 명시적인 법 규정이 없다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모든 SRF 제조 및 사용시설 추진지역 주민들은 일제히 이에 맞서 투쟁해 왔다. 다행스럽게도 전국의 대부분 지역이 무산되었으며 그중 우리 원주시 태장동과 유사한 지역으로서 소신 있는 해당 지자체장의 결단 사례를 하나 소개한다.

 수원지(어승생)와 근접(약 4.5km)해 있다는 이유로 SRF 제조 및 사용시설 허가를 반려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4년 전 다음과 같이 선언한 바 있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사업은 해당 부지에서 한 삽도 뜰 수 없다"였다. 이제 태장동 주민과 원주시민들은 헌법상 보장된 '환경권(제35조)', '행복추구권(제10조)', '사유재산불가침권(제23조)' 등의 기본권을 지켜나가기 위해 다시 시청 광장으로 모여야 할 것이다.


이준희 전국SRF열병합발전소 대책위원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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