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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커피 한 잔 사드려도 될까요?

분기별로 매년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를 만나보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 특히 '같이의 가치'를 느끼는 활동이라는 것을 알았다 염희옥 문화기획자l승인2021.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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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간 모두 만나게 됩니다'
 대한민국을 트로트 열풍으로 물들였던,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찐이야' '막걸리 한 잔' 등 다수의 히트곡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가수 영탁의 SNS 메인 글이다. 언젠간 우리가 마주하게 된다면, 그 만남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있거나, 낯선 온도를 따뜻하게 달구고 싶을 때마다 '커피 한 잔'이라는 무기를 앞장세우곤 한다. 나 역시도 커피 한 잔이 주는 따스함을 잘 알기 때문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열성을 부렸던 시절이 있었다. 그 덕분인지 수많은 예술가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까지 생겨났다.

 때는 바야흐로 2018년 2월 2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조용한 카페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마주하게 된 곳이 바로 원주의 숲속 서점인 '터득골'이었다.

 서점을 들어서자마자 마음이 편해졌고, 알 수 없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단순히 개인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질문이 인터뷰가 되어 3~4시간이 넘도록 사장님 내외분과 수다를 쏟아냈고, 세 번의 커피 리필이 끝나고 나서야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변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다음날, 우연이라고 믿었던 우리의 만남은 생각보다 큰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터득골에서의 이야기를 개인블로그에 가볍게 풀어냈는데, 그 포스팅을 보고 연예인 원빈-이나영 커플, 가수 바다 등 다수의 공인들이 방문했다고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6개월 후 재방문했을 때 사장님이 이야기 해주셨다) 이뿐 아니라 원주문화재단 정기간행물(WART)의 편집위원이 되어 예술가들을 인터뷰 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된 것이다.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게 되면서 첫 인터뷰 대상자는 후용리 '아트팩토리 후' 윤기원 대표다. 현재까지 서너 번의 만남이 있었고, 그때마다 '커피 한 잔 하실래요?'라며 직접 원두를 갈아 핸드드립커피를 내어주는 윤기원 대표의 동일한 루틴에 감동하여 언젠간 나도 꼭 커피 한 잔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기별로 매년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를 만나보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소통, 특히 '같이의 가치'를 느끼는 활동이라는 것을 알았다. 예술가는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했으며, 시민들 역시 일상생활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기를 원하고 있었다. 나 스스로 문화도시 원주에 살고 있는 예술가와 시민들의 관계를 이어줄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소통의 콘텐츠' 첫 시도는 지난 12월 11일부터 3일간 지역서점인 원주기독백화점과 콜라보레이션을 한 '제가 커피 한 잔 사드려도 될까요?'이다. 그동안 인터뷰를 해왔던 예술가들의 이야기와 사연을 담은 책을 출간하고, 출판기념회 대신 인터뷰 원고를 쓸 당시 필자의 방 한 켠 모습을 그대로 재연하여 생활 속 예술을 담아냈다.

 전시 관람객 중에는 '가슴이 뭉클하다'는 분도, '매년 커피 한 잔 프로젝트가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분도 계시는걸 보니, 조금 더 다양한 소통콘텐츠를 연구하고 실행해야겠다는 거룩한 부담감이 생긴다. 10년, 20년이 지나도 현재의 흔적이 아카이브 되어 머물러 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말이다.


염희옥 문화기획자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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