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내 유일의 대형 단관극장인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위해 원주시가 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한다.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확산사업’ 재도전 실패
‘아카데미극장의 친구들’ 등 시민사회도 보존방안 모색

원주시가 아카데미극장의 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한다. 최근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확산사업' 선정에 실패하면서, 도내에 유일하게 남은 대형 단관극장인 아카데미극장을 보존하기 위한 방안이다.  
 
문화재청이 주관하는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확산사업은 근·현대 역사문화자원을 적극 보존하는 한편. 이를 활용해 지역재생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첫 도전한 2019년 실패를 경험한 원주시는 지난해 사업계획을 정비, 재도전에 나섰다.

아카데미극장, 가톨릭센터 등 원도심에 위치한 근대 건축물을 핵심 콘텐츠로 활용, 중앙시장부터 가톨릭센터까지 원도심 일대 11만㎡ 규모의 '전쟁의 폐허 속에서 피어난 A·B·C도로 역사문화공간 재생사업'을 신청했다.

문화재청이 1차 서면심사를 통해 공모에 참여한 전국 9곳 중 원주를 비롯해 인천 중구, 충남 서천, 경남 창원 등 4곳을 최종 평가 대상으로 선정하면서 기대감도 높았다. 하지만 지난달 현장조사에 이은 종합평가를 진행한 문화재청은 최근 충남 서천과 경남 창원을 최종 후보지로 선정해 개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주시 관계자는 "아카데미극장이나 가톨릭센터 등 대상 건축물의 가치는 높게 평가됐지만 경쟁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각 건축물이 분산되어 있는 점이 최종 후보지에서 제외된 이유"라며 아쉬워했다. 

원주시는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 활성화 확산사업' 선정에는 실패했지만 원도심 근대 건축물의 가치와 의미는 지켜져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요구에 따라 다각적인 보존방안을 모색 중이다. 우선 마지막 단관극장인 아카데미극장의 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달 중 '등록문화재 지정 가치 조사 용역'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통해 3월 또는 4월 중 문화재청에 지정심의를 신청할 계획이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면 문화재 상태 조사에 따른 수리비용을 국고에서 지원받을 수 있으며, 지방세 감면 등 혜택이 주어진다. 등록문화재는 개화기를 기점으로 해방전후까지 기간에 축조된 건조물을 대상으로,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적 역할을 하는 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문화재청이 2001년부터 지정 관리하고 있다.

현재 원주에 있는 등록문화재는 모두 8곳이다. 지난 2004년 지정된 원주역 급수탑과 원동성당, 천주교 대안리 공소에 이어 2005년 옛 조선식산은행 원주지점(제일은행)과 반곡역사가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2017년에도 육민관고 창육관과 모리스 선교사 사택, 제1야전군사령부 초대 청사가 문화재청 심의를 거쳐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한편 시민사회에서도 아카데미극장을 보존하기 위한 다각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안녕아카데미 행사를 계기로 만들어진 '아카데미극장의 친구들'이 중심이 돼 이달 중 시·도의원, 건축가, 원주시 및 도시재생센터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후속 모임을 갖고 아카데미극장 보존과 매입을 도울 방안을 모색해 구체화 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