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청 전경.

원주시가 연공서열이란 관행을 타파하기 위한 두 번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연공서열로 부여하던 팀장(계장) 직위를 동료 평가를 기반으로 한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9년 연공서열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경력평정 대비 근무성적평정 비율을 70%에서 90%로 대폭 상향한 데 이은 두 번째 조치다.

현재 원주시에는 국장급 직위 12개, 과장급 직위 89개, 팀장급 직위 356개가 있다. 6급으로 승진하면 행정직 기준으로 통상 1년 정도 뒤 연공서열, 즉 고참 순으로 팀장 보직을 받았다. 전국 대부분 지자체가 이러한 방식인데, 6급 승진만 하면 무조건 보직을 받는 것이기에 열심히 일하는 공직문화 조성과는 상반된다.

팀장은 중간 간부이자 조직의 핵심 동력으로, 조직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팀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일부 그렇지 못한 팀장이 있다는 게 문제다. 원주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팀장 직위승진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다면평가를 통해 리더의 자격이 있는지 평가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사위원회에서 다시 한번 심의를 거쳐 보직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관운이 좋아 6급으로 승진했더라도 동료들이 인정하지 않으면 평생 팀장 보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원주시는 1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김광수 원주시 부시장은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팀장은 동료들이 평가해서 직위를 뺏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면서 “팀장 보직 해제는 징계에 상응하는 조치여서 신중히 검토하고 있지만 팀장 자격이 없는 공무원이 늘어난다면 불가피하게 보직 해제를 시행할 수도 있다”고 밝혀 팀장 직위 정비를 위해 한 단계 더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