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甲은 A에게 돈을 보낸다는 것이 착오로 乙의 계좌로 1천만 원을 송금했다. 뒤늦게 위 사실을 안 甲은 乙에게 착오송금된 1천만 원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乙의 예금계좌가 개설된 丙은행이 乙의 대출로 연체된 원리금으로 이미 위 1천만 원을 상계처리한 뒤였다. 甲은 乙과 丙을 상대로 어떠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A. "예금거래기본약관에 따라 송금의뢰인이 수취인의 예금계좌에 자금이체를 하여 예금원장에 입금의 기록이 된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송금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자금이체의 원인인 법률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수취인과 수취은행사이에는 위 입금액 상당의 예금계약이 성립하고, 수취인이 수취은행에 대하여 위 입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하며, 수취은행은 원칙적으로 수취인의 계좌에 입금된 금원이 송금의뢰인의 착오로 자금이체의 원인관계 없이 입금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조사할 의무가 없고, 수취은행이 수취인에 대한 대출채권 등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수취인의 계좌에 입금된 금원 상당의 예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2007다66088)"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한편 수취인이 착오송금(송금인이 착오로 수취금융회사, 수취인 계좌번호 등을 잘못 입력하거나 기재하여 자금이 이체된 거래)으로 인하여 예금채권을 취득한 상태는 공평·정의의 이념에 반하는 것으로서 "송금의뢰인과 계좌명의인 사이에 송금·이체의 원인이 된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송금·이체에 의하여 계좌명의인이 그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한 경우 계좌명의인은 송금의뢰인에게 그 금액 상당의 돈을 반환하여야 한다(2017도17494)", "착오송금 사실을 알고 있는 수취인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그 예금을 인출·사용하는 행위는 형법상 횡령죄가 성립한다(2005도5975)"는 것 역시 판례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위 판례의 입장에 따를 때, 甲은 丙에게 乙의 계좌로 착오송금된 1천만 원의 반환을 구할 수는 없고, 오직 乙을 상대로 乙이 위 1천만 원으로 인하여 얻은 재산상 이득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것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의 경우 착오송금으로 乙의 예금계좌에 입금된 1천만 원이 丙에 의하여 乙의 丙에 대한 대출채무의 원리금으로 상계처리된 것을 丙 또는 乙이 불법영득의 의사로 인출·소비한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 수는 없으므로 丙 또는 乙에게 횡령죄의 죄책을 물을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