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는 장애인 부모가 상담가 교육 받고 또 다른 장애인 부모 상담해 주는 '화목한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때때로 명확한 해결책을 얻기 보다는 속 시원하게 넋두리를 늘어놓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러한 속마음은 나와 같은 상황을 공유하는 사람과 나눌 때 공감대를 형성하며 더욱 위로 받게 된다. 전문가의 냉철한 조언보다는 동료 상담가의 정서적 지지가 더욱 필요한 순간이다.

원주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는 지난 9월부터 장애인가족 동료 상담 '화목한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가족의 일원으로 또 다른 장애인가족의 고민을 나누며 정서적 지지와 경험, 필요한 정보를 나누고자 진행하는 사업이다. 동료상담가에 대한 필요성은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도 여러 차례 요구됐다. 장애인 가족들은 자녀가 몇 살에 어떤 교육을 배우는 것이 좋을지, 무슨 치료가 가장 효과가 있었는지 등 사소한 경험을 마땅히 물어볼 곳이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원주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는 지난 6월 장애인가족 보호자를 대상으로 동료상담가 양성교육을 진행했다. 16시간의 교육 과정을 통해 최종 8명이 11월부터 동료상담가로 활동하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자녀를 양육하는 경험을 공유한다. '화목한데이'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10시부터 12시까지 센터에 방문하거나 전화로 상담을 진행한다. 장애인가족에 대한 고충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자유롭게 상담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상담 홍보를 위해 센터 등록 회원들에게 안부전화를 걸고 있다. 이를 통해 사각지대에 놓인 가족을 발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함, 사춘기 비장애인 자녀에 대한 고충, 가족 모두 우울증으로 비위생적 주거환경에 고통 받는 이야기 등 장애인가족 외 고민거리도 자연스럽게 털어놓는다. 소소한 걱정거리가 대부분이지만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게는 지역사회와 연계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전화상담 외에도 센터가 사례관리를 하는 가정 중 상담이 필요한 가족을 직접 방문하는 찾아가는 방문상담도 진행한다. 요리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방문해 음식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장애자녀 둘을 홀로 양육하는 젊은 엄마에게 양육 방법에 대해 조언하는 등 각 장애인가족 상황에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동료상담가로 활동하는 참가자들은 장애인 자녀를 양육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고자 봉사자의 자세로 참여하고 있다. 박미정 동료상담가는 "장애 자녀를 키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소한 정보나 넋두리라도 편하게 나눌 수 있는 대상이 없다는 것"이라며 "내가 겪었던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공유하며 다른 가족들은 좀 더 수월하게 양육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원주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는 "장애인가족 간의 공감대가 있기에 자신의 고충에 대해 복지사보다 동료상담가 선생님들께 더 편하게 털어놓는다"며 "도움이 필요한 많은 장애인가족이 동료상담가로부터 아낌없는 조언과 위로를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는 올해 양성된 동료상담가와 함께 내년 추가 교육을 진행, 장애인가족상담가협회로부터 장애인가족상담가 민간자격증 취득에 도전한다. 2년 주기로 동료상담가를 추가 양성, 사례관리 및 고충상담 등에 널리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