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에서 개인 부문 1위를 차지한 최영찬 씨.

최근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비대면 개인 교통수단으로 자전거가 각광받고 있다. 원주시와 원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지구 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비대면 생태교통수단 활성화로 전국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를 진행했다. 

지난 9월 22일부터 10월 19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원주를 비롯한 광주, 대구, 대전, 수원, 전주 등 전국 12개 도시가 참여해 열띤 경쟁을 벌인 결과, 팀 부문에서는 팀레이싱원주모닝반이 주행거리 1만7천780㎞로 전국 1위, 개인 출퇴근 횟수 부문에서는 국립공원공단 최영찬 씨가 전국 1위에 올랐다. 팀과 개인 부문 모두 원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원주시는 온실가스 감축 부문 우수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개인 부문 우승자 최영찬 씨는 우승 팀 레이싱원주모닝반에서도 단장을 맡아 팀을 승리로 이끌며 주목받았다.

주말 취미로만 자전거를 즐기던 최 씨는 4년 전 거주지 분당에서 의정부로 발령이 나면서 자전거로 출퇴근을 시작했다. 교통 체증이 심한 구간이라 차로도 두 시간이 넘는 거리를 주행해야 했다. 효율성을 위해 자전거로 출퇴근을 시작하면서 왕복 시간도 줄이고 출근길에서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즐길 수 있었다. 

최 씨는 "매일 자전거를 타고 회사를 오가면서 그날의 공기 느낌, 바람 냄새, 하늘의 색깔 등 계절의 변화를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며 "취미로 즐기던 자전거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서 라이딩의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2018년 국립공원공단 본사로 발령받고 지난해 원주에 정착한 뒤 지역 동호회와 함께 자전거를 즐겼다. 나이, 성별, 직업과 관계없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기에 원주에 연고가 없던 그가 타지 생활에 정착하는데 자전거동호회 활동이 큰 도움이 됐다. 

뒤늦게 얻은 삼둥이 육아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그에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시간은 출근 전 새벽이 유일하다. 매일 오전4시 30분에 집을 나서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횡성댐, 오크밸리 리조트, 하늘숲추모공원, 충주댐, 간현관광지 등을 거치는 100㎞ 가량의 코스를 3시간 남짓 즐기고 회사로 출근한다.

이번 대회에서 특히 개인 부문은 출퇴근 시간대 운행거리가 길수록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돼 아침 일찍 장거리 라이딩을 즐기는 최 씨에게 유리했다. 함께 참여한 회원들은 우승을 위해 잠자는 시간을 줄이고 자전거 위에서 식사를 해결하며 주행 거리를 늘려갔다. 

최 씨는 대회 기간 3천712㎞를 주행했다. 하루에 130㎞씩 자전거를 탄 셈이다. 그는 "회원들과 함께 자전거 도시로서의 원주 명성을 높이고자 이번 대회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게 돼 기쁘다"며 "스포츠 성취감과 환경보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값진 경험에 원주시민들이 더 많이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을 자전거 타기에 동참시키기 위해서는 자전거 도로 등 인프라가 우선 구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주 자전거 도로는 인도와의 구분이 없고, 노면 상태도 좋지 않아 자전거가 행인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도로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수도권 자전거 인구를 원주로 유입한다면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외곽 지역 라이딩은 주변 경관이 좋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경사 구간이 반복되는 흥미로운 코스로 수도권 자전거 인구를 끌어들이는데 충분히 매리트가 있다고 본 것. 그러나 현재 서울에서 원주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는 양평을 지나 여주 중간에서 끊겨 있다. 이를 원주까지 잇는다면 더 많은 사람이 원주를 찾아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씨는 "자전거 도로를 원주까지 잇는다면 차로 방문한 관광객들보다 지역에서 더 오래 머무르며 지역관광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원주가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