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댄스, 패션쇼, 한지공예 등 실력 과시


여성회관 수강생 작품 전시회 및 발표회


13~16일까지 치악예술관서 열려


낭만과 추억의 계절이면서 엄격한 결실의 계절인 가을이다. 평가가 간단치 않은 ‘살림성적표’만을 들었던 예년과는 달리 또 다른 성적표를 준비하고 결실의 날을 기다리는 주부들이 있다.


30대 젊은 주부에서 인생의 황혼기라는 6, 70대 할머니까지, 못 다 핀 꽃 한 송이 피우려는 이들의 줄기찬 도전과 노력을 누구도 막지 못한다. 아내, 엄마, 며느리라는 이름에 갇혀 지냈던 주부들의 아름다운 탈출, 제7회 여성회관 수강생 작품 전시 및 발표회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치악예술관 전시실에서는 서예, 사진, 한지공예, 도자기공예, 제과제빵 등 23개 과목 수강생이 출품한 530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번에 처음 개설돼 인기를 끌었던 사진반의 작품과 문막 궁촌리 가마를 오가며 구워낸 도자기 공예 등 어느 것 하나 정성과 재주가 들어가지 않은 게 없다.


전시실 입구에서는 개막 당일 피부관리, 발관리, 스포츠 마사지 수강생들이 관람객을 대상으로 시연행사를 실시하며, 생활도자기, 비즈공예, 한지공예, 프레스플라워를 수강한 12명의 주부들이 체험행사도 진행한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오후6시30분부터 열리는 발표회. 첼로 외 18과목의 수강생 400여 명이 연주, 체조, 댄스, 노래, 패션쇼, 역할극, 할머니대학 등 7개 분야로 나뉘어 참여하게 된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순서는 ‘다이어트 댄스’가 될 것이라고 관계자는 귀띔한다.
에어로빅과 댄스가 어우러져 재미있으면서 다이어트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모집 당일 30분 만에 30명 마감을 이룰 정도로 처음부터 인기를 끌었던 과목이다.


운동량이 무척 많아 비교적 몸집이 ‘넉넉한’ 수강생들이 흡족해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나팔바지를 입고 무대를 누비는 이들이 40년 전으로 시계바늘을 돌려 놓을 것이다.
8대의 첼로가 내는 중후한 중저음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어머니의 가슴처럼 푸근한 첼로의 선율이 스산한 가을 저녁을 감싸줄 것이다. 첼로 과목을 수강한 한 주부는 “여기서 바이올린을 처음 배웠고, 이번에는 첼로에 도전해봤다”며 “처음엔 너무 어려워서 죽을 뻔했는데 정말 재미있다”고 웃었다.


김민정 선생은 “여성회관 수강생들의 열심은 누구도 못 따라간다”며 첫 무대인 만큼 맹연습 중이라고 말했다. 드럼 치는 엄마, 베이스 기타를 잡은 아내도 무대에 선다. 그룹사운드에 도전한 주부 악단은 보는 이들의 귀는 물론 눈도 즐겁게 해줄 것이다.


기타를 맡고 있는 강명숙 주부는 “팔이 덜덜 떨릴 정도로 연습을 했지만 긴장된다”고 말한다.
의류수선반에서는 자신이 재창조한 옷을 직접 입고 패션쇼를 펼치게 된다. 올 하반기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인기가 상승했던 과목이다.


중국어 수강반에서는 수강생들이 직접 중국어로 ‘내 고장 자랑’을 주제로 글짓기를 하고 이를 발표하며, 중국어 반에서는 첨밀밀, 월량 등 중국 노래를 부른다.


“강의를 듣고 가면 집안에 평화가 온다”는 리더십반에서는 ‘소중한 것 먼저 하기’라는 주제로 역할극을 보여준다.


이밖에 여성회관 OB멤버들의 현악연주, 한국무용 특별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제과제빵 반 수료생들이 조직한 참사랑회, 빵사모, 밀알에서는 불우이웃돕기 기금마련을 위한 사랑의 빵 나눔 행사를 가져 행사에 훈훈함을 더할 계획이다. 여성회관 이명숙 담당은 “깨어서 움직이고 도전하는 아름다운 주부들의 모습에 힘찬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보경 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