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 강원지역은 지난 8월(왼쪽) 113.9에서 118.7로 4.8포인트 상향했다.

무실6단지, 매매 2억4천만 원인데 전셋값 2억5천만 원
매매가 대비 전셋값 77%…전세물량, 매매 대비 1/10

지난 22일 기준 무실휴먼시아6단지아파트(전용 109㎡)의 전세 호가는 2억4천만 원에서 2억5천500만 원 사이였다. 반면 이 아파트의 매매가는 2억3천500만 원에서 2억8천만 원 사이에서 형성됐다.

일부 세대의 경우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높게 형성됐던 것이다. 단계동 세경3차아파트도 마찬가지였다. 전용면적 75㎡ 전셋값이 6천500만 원에서 8천만 원에서 형성됐는데 매매물건은 7천600만 원 선이었다. 

단계동 A부동산 관계자는 "매매가는 큰 폭의 변화가 없는데 전세가는 두 달 사이 급격히 올랐다"며 "요즘 전세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말했다. 새 임대차 보호법 시행 이후 전세대란이 퍼지면서 일부 단지에서도 전셋값이 매매가를 추월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의하면 지난 9월 아파트 매매가격대비 전셋값 비율은 77.6%를 기록했다. 작년 10월 76%를 기록한 이후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것. 전셋값 상승으로 평균 매매가에서 평균 전세가를 뺀 금액도 지난해 10월 이후 계속 좁혀지고 있다.

실례로 작년 10월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억3천945만 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9월엔 1억4천636만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셋값은 같은 기간 1억495만 원에서 1억1천343만 원으로 상승했다. 1년 사이 매매가는 418만 원 올랐지만, 전셋값은 848만 원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전세보증금 상승은 새 임대차 보호법이 한몫했다. 현 세입자의 전세 보호 기간을 기존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확대했기 때문. 임대료 상승 폭도 직전 계약 임대료의 5% 내로 제한했다. 이에 집주인들이 미리 전세보증금을 올리거나 전세물건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세물건은 매매물건의 10분의 1도 안되는 실정이다. 지난 21일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온 무실동 내 아파트 매매물건은 총 256호였다. 반면 전세물건은 19호에 그쳐 매매물건대비 7.4%에 불과했다. 단계동 또한 매매물건은 274호에 달했지만, 전세물건은 37호뿐이었다. 

한편, 국토연구원은 지난 16일 '2020년 9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강원지역 전세 시장은 임차인보다 임대인이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중개인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였는데 '전세 주택을 임차하려는 사람이 훨씬 많았음'과 '전세 주택을 임차하려는 사람이 다소 많았음'에 대한 응답 비율이 전체의 63.7%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임대하려는 사람이 다소 많았음'과 '임대하려는 사람이 훨씬 많았음'에 대한 응답 비율은 11.4%에 불과했다. 

전월 대비 전셋값 수준은 '매우 높아짐' 6.7%, '다소 높아짐' 46.6%, '비슷하였음' 36.7%, '다소 낮아짐' 1.9%, '매우 낮아짐' 0%, '잘 모름' 8.2%로 조사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이 80%를 넘는 경우,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토연구원은 전국 152개 기초자치단체 지역거주가구 6천880명과 중개업소 2천338개소를 대상으로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를 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