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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추진비 검증 절차 필요하다

원주투데이l승인20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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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시 공무원들과 원주시의원들이 코로나19 시국에 회식을 한 것이 언론에 보도되자 법인카드로 결제했던 식대를 취소하고, 참석자들이 갹출해 지불했다. 업무추진비 집행기준을 위반했다는 걸 알았다는 얘기다. 예산을 집행하는 공무원과 원주시를 견제·감시해야 할 시의원들이 꼼수를 부렸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이다.

 논란이 된 지난 8일 회식에는 원주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 시의원들과 원주시·의회사무국 직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원주시가 법인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105만 원이었다. 당시 회식을 전후해 원주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는 위중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공무원과 시의원들의 이날 회식은 강한 비난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당시 같은 음식점에 있던 제보자의 제보로 본지 취재가 시작되자 원주시는 지난 16일 법인카드 결제를 취소한 뒤 현금으로 식대를 납부했다. 참석자 1인당 5만 원씩 갹출했다고 한다.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건 애초 원주시 법인카드 결제금액이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을 위반했기 때문이었다.

 행정안전부 집행기준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로 지출하는 접대비는 1인 1회 4만 원 이하 범위에서 집행해야 한다. 불가피한 경우에는 증빙서류 등에 사유를 명시하고 4만 원을 초과할 수 있다. 그러나 사전에 예고된 이날 회식은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같은 꼼수에도 불구하고 원주시는 업무추진비 지출을 취소하고, 참석자들이 갹출해 식대를 납부했기 때문에 행정안전부 집행기준을 위반한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덮고 넘어가겠단 얘기다. 이에 대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는 지난 22일 입장문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자발적으로 힘쓴 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을 뿐만 아니라 묵묵히 일하는 다수 공무원의 사기를 저하했다는 것이다. 공무원노조는 관련자들의 통렬한 반성과 아울러 관련 내용에 대한 원주시의 신속한 해명을 촉구했다.

 특히 이번 회식은 원주시 업무추진비 운용의 허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원주시는 기관운영 업무추진비 3억4천여만 원과 시책추진 업무추진비 3억8천여만 원 등 연간 7억2천여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집행하고 있다. 문제는 정산이다. 현재로선 업무추진비 집행기준을 준수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원주시가 홈페이지에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실제로 몇 명이 참석했는지 검증 절차는 없다. 이번 회식도 20명이 아니라 30명이 참석했다고 허위 보고를 하고, 언론사에서 몰랐다면 무탈하게 넘어갔을 것이다.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면서 금액을 부풀려 결제한 뒤 나중에 공짜로 식사하는 '선결제'도 횡행한다는 게 공무원들의 전언이고 보면 문제는 심각하다. 더 곪기 전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더 큰 화를 면하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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