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들의 고민해결을 위해 모인 청소년 탐정단.

청소년 탐정단 강채원 양(구곡초5)에게 2개의 고민이 접수됐다. 닉네임 '꽃반지' 씨는 요즘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에 너무 신경 쓰고 의미를 부여하게 되어 고민이다. '나를 어떻게 생각하나' 고민하다보면 스스로가 위축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채원이는 자신감이 없었던 자신의 1~2학년 모습을 회상하며 자기감정 표현에 솔직할 것을 조언했다. 자신감을 가지기 위해 노력한 결과 4학년 때 회장이 되는 귀중한 경험까지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자신만의 처방전으로 '누군가에게 소외되는 것을 두렵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배려심은 아주 좋지만 과한 배려는 독이 됩니다. 자기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세요'라며 용기를 전했다. 

두 번째 고민은 초등학생 자녀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줘야할지 고민이라는 닉네임 '깨수니' 씨의 사연이다. 자녀들과는 스마트폰 없이 지내보자고 약속했지만, 요즘시대 스마트폰이 없으면 또래들과 소통하기 어려울 것 같아 걱정된다는 것. 채원이 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만 초등학생때까진 없어도 괜찮을 거라고 동의했다. 하지만 중학생이 되면 자녀와 의논해 결정할 것을 권했다. 스마트폰은 전화나 메신저, 게임 외에도 학습에 도움 되는 영단어 앱이나, 번역기 등 유용한 면도 있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을 귀띔했다.

올해 원주한도시한책읽기운동 선정도서인 '맹탐정 고민상담소' 주인공 맹승지는 탐정을 꿈꾸며 친구와 선배, 주변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준다. 말 못할 비밀과 고민, 은밀한 뒷조사 등을 의뢰받은 맹탐정이 명석한 추리력과 뛰어난 관찰력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무척 흥미롭다. 청소년의 눈에 맞춘 진정성 있는 해결책은 소설 속 인물은 물론, 독자에게도 명쾌한 해답과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원주교육문화관이 현실 속 어른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청소년 탐정단을 꾸렸다. 성인들이 일상에서 마주한 사소한 고민을 의뢰하면 청소년 탐정단 친구들이 책 속 맹승지처럼 탐정이 되어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참신한 답변으로 고민을 해결해주는 아주 특별한 상담소이다.

▲ 고민우체통.

청소년 탐정단은 초등학교 4~6학년 10명의 학생들로 구성했다. 성인을 대상으로 지난달 1일부터 17일까지 카카오톡 오픈채팅과 종합자료실 고민우체통을 통해 익명으로 고민을 접수받은 결과 20개의 고민이 접수됐다. 10명의 탐정단은 직접 해결하고 싶은 고민들을 2개씩 골라 답변하는 방식이었다.

아이들에게 답을 구하는 고민들은 제법  진지했다. 자녀와의 관계 문제, 퇴직 후 계획, 인간관계 등 성인이라면 누구나 안고 있는 공감되는 고민이었다. 청소년 탐정단들은 2주간 고민사연을 꼼꼼하게 살피고 각자 정성어린 답변을 내놨다. 식욕 고민, 이직문제, 워라밸 유지하기, 갱년기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원주교육문화관 관계자는 "어른들의 허심탄회한 고민상담에 탐정단 어린이들 역시 같이 고민하며 진지한 답변을 전했다"며 "이번 행사는 어린이와 어른들이 함께 참여하는 독후활동이어서 더욱 의미있었다"고 전했다. 청소년 탐정단의 고민 답변은 오는 22일 열리는 선정도서 북콘서트에서 전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