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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인사행정을 위한 제언

인사위원회에 노조추천위원 배치하면 공정 인사 위한 긴장감 제고될 것…인사위원회 결정 설명에도 도움 이승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 대변인l승인2020.08.10l수정2020.08.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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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 붕당정치는 동인과 서인이 이조전랑이라는 관직을 두고 대립하면서 시작됐다. 이조전랑직은 비록 낮은 관직이었지만 삼사(사헌부·사간원·홍문관)의 관리를 임명하고 후임을 추천할 수 있어서 권한이 막강했다. 동인과 서인은 서로 자신의 세력을 정계에 진출시키기 위해 이조전랑 자리가 필요했고,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곧 붕당정치의 시작이다.

 붕당정치는 조선 후기 정치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정치형태인데, 그 시작이 인사권 다툼이었다는 점이 재밌다. 결국,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라는 말을 확인해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공무원이 된 지 4년쯤 되었다. 40년 공직에 몸담은 선배들도 있기 때문에 4년차는 신규공무원에 불과하다. 그 짧은 생활을 통해 알게 된 것 하나는 공무원 사회가 승진과 부서배치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다. 관료제를 택하는 어떤 조직이 승진과 부서배치에 관심이 없겠냐 만은, 인사문제가 거의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것을 볼 때면 이 일이 참 보통일은 아니란 생각을 한다.

 매년 두 번의 정기 인사를 통해 누군가는 승진을 하고 누군가는 승진에서 배제되고, 또 누군가는 부서를 옮기고 누군가는 머무르면서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그게, 그저 사람 사는 모양이겠거니 싶다가도 인사 때마다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불만과 함께 수면위로 떠오르는 것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공무원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 때문에, 다른 어떤 조직보다 공정의 가치가 우선 되어야한다. 그래서, 인사 시즌마다 직원들이 묻는 말은 똑같다. '과연 이번 인사가 노력과 보상이라는 관점에서 공정한가'이다. 불행히도 원주시는 인사 때마다 공정에 대한 시비에 휘말렸다.

 물론 인사 불만은 항상 있기 때문에, 불만이 있다해서 잘못된 인사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다만, 특정부서 직원들이 승진과 부서배치에서 타부서 보다 앞서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며, 그 때문에 공정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더 나은 원주로 나아갈 수 없다. 새로운 시대에는 공직자의 역할이 이전보다 더 요구될 터인데, 인사 공정성 문제에 발목이 잡혀 공무원들의 사기가 저하된다면 그 피해는 시민이 입게 될 것이다.

 인사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제안한다. 하나는 총무과 인사팀을 인사과로 독립시키고 인원을 늘리는 것이다. 지금은 총무과 인사팀 몇 명이 1천700여 명의 인사를 관리한다. 인사팀 업무가 과중하여 개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업무 배치도 어려울뿐더러 인사위원회가 승진자를 판단할 정확한 근거자료를 제시하기도 어렵다. 총무과로부터 독립된 인사과를 만들고 인력도 충원하여 책임감 있게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하나는 인사위원회에 노조추천위원을 배치하는 것이다. 노조추천위원은 인사위원회에 좀 더 풍부한 시각을 제공할 수 있으며, 존재 자체만으로도 공정 인사를 위한 긴장감을 줄 수 있다. 인사위원회의 결정을 직원들에게 설명하는데 있어서도 노조추천위원의 존재는 도움이 될 것이다.

 원주시청 직원으로 일하는 것이 즐겁다. 지역사회의 공적 영역에서 일하며, 시민들의 필요를 만나고 그것을 충족시키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그러나, 그 일에 대한 자부심이 인사문제로 꺾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보다 조금 더 멋진 원주시는 공정한 인사 행정과 함께 찾아올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그날을 기다린다.


이승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원주시지부 대변인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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