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장마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되찾아 오고 있다. 올여름은 강수량도 유난히 많다. 습하고 무더운 날씨 탓에 불쾌지수가 오를 수밖에 없다. 사소한 일에도 곧잘 평정심을 잃고 짜증을 내기 일쑤다. 불쑥불쑥 화를 내는 일이 잦아져서 서로 민망한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심화(心火)란 스트레스를 발산하지 못하고 참는 일이 반복되어 발야하는 일종의 스트레스성 신체화 장애를 일컫는 말이다. 미국 정신과 협회에 'Hwabyeong'이라는 이름으로 문화관련 증후군의 하나로 등록된 바도 있다.

 심화의 상태가 지속되면 우울증(憂鬱症)으로 중세가 변이되어 간다. 우울증이 지속되면 때로는 광증(狂症)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때로는 울증(鬱症)의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광증의 경우에는 폭력적인 성향, 분노 조절 장애, 파괴적인 성향 등이 나타나며, 울증의 경우에는 현실도피적인 성향이나, 자기 부정, 폐쇄성, 대화 단절, 무기력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며 때로는 광증, 때로는 울증의 성향이 번갈아 나타나기도 한다.

 심화를 다스리는 한의학적인 치료 방법은 증상별로 다양하다. 임상에서 주로 사용되는 치법으로는 '영심안신(寧心安神)', '이기해울(理氣解鬱)', '자음강화(滋陰降火)' 등이 있다.

 '영심안신'이란 불안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의지를 굳건하게 갖도록 하여 마음의 평정을 취하도록 치료하는 것이며, '이기해울'이란 인체의 신진대사 기능을 활발하게 해주고 정서적으로 답답하거나 막힌 상태를 소통시켜주는 방법이다.

 '자음강화'는 몸과 마음의 경직되어 있는 부분을 누그러뜨려주고 진액(인체를 구성하는 유동성 물질들)을 보충해주고 신체 기능을 회복시켜 줌으로써 짜증이나 분노를 해소시켜주는 치료 방법이다.

 기본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환자의 증상에 맞는 침법(針法)을 구사하여 치료하며 심한 경우에는 적절한 치료 첩약을 병행하여 처방한다.

 심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머리는 맑고 차게, 배는 따뜻하게'라는 여름나기 생활수칙을 추천해드린다.

김윤갑 늘푸른한의원 원장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