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막 한 어린이집 원장이 보육교사 자격증을 지닌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보조금을 부정수급한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A씨는 지난해 우편으로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관련 서류를 받고 자신의 명의도용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보육교사 자격증이 있는 A씨는  해당 어린이집에서 실습을 한 경력이 있었는데 그때 제출했던 개인자료들을 원장 B씨가 일방적으로 도용했다는 것이다. 

A씨는 해당 어린이집이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3개월 씩 A씨를 고용한 것으로 관련 서류를 제출해 보조금을 부정 수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보육교사 자격증이 없는 직원을 고용하기 위해 A씨의 명의를 도용했으며, 그 과정에서 신체검사 등을 원장 B씨가 허위로 대신 받았다는 것이다. 대신 고용한 직원에게는 자격증이 없이도 보육교사를 할 수 있다고 속였다. 이같은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지난 2월 원주시에 해당 사실을 고발했으며,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원장 B 씨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은 올해 2월 폐업했다. 

경찰 조사가 진행되자 원장 B씨는 명의 도용이 아닌 합의에 의해 명의를 대여한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어 둘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A씨는 "명의 대여에 동의했으면 대가로 받은 것이 있어야 하는데 나는 전혀 그런 것이 없다"며 "지인으로 가깝게 지낸 사이였는데 날 범법자로 만들고도 잘못을 뉘우치는 기색이 없는 B씨가 너무 괴씸하다"고 말했다.

A씨 외에도 부정수급 피해자는 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보육교사 C씨는 해당 어린이집에서 오전에만 파트타임으로 근무했다. 하지만 C씨는 원장 B씨가 자신을 정식교사로 서류에 작성해 보조금을 신청했으며, 오전 임금을 제외한 금액을 부정 수급했다고 주장했다. 6개월간 근무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C씨는 어린이집을 그만뒀다. A씨는 "이런 식의 보조금 부정수급 사례는 나 외에도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며 "B씨가 잘못에 대해 정당한 벌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