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는 지난 29일 점말마을 세월교를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찰서 중재로 3개월간 보류하기로 했다.

철거 위기까지 몰렸던 점말마을 세월교가 원주시와 주민 간 합의로 보류됐다.

원주시는 지난 29일 행정대집행(본보 2020년 6월 15일 자 11면 보도)을 통해 점말마을 세월교를 철거할 예정이었다. 세월교 자체가 불법구조물인데다 홍수위 상승 민원까지 발생하면서 치워버릴 계획이었던 것. 하지만 주민들은 세월교가 점말마을과 육지를 연결하는 유일한 교량이어서 육탄방어도 각오하고 있었다. 

대집행 당일 원주시 공무원은 물론, 철거용역 직원 수십 명이 현장에 집결했다.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자 원주경찰서, 원주소방서 관계자들도 현장에 소집됐다. 일촉즉발의 순간, 대집행이 보류된 것은 원주경찰서의 중재 덕분이었다.

철거 시한을 연장하는 대신 자진 철거를 유도했던 것. 강 대 강으로 맞붙으면 사람이 다칠 우려가 커 양쪽 모두 양보하기로 한 것이다. 주민 A 씨는 "일부 청년들은 진입로 입구에 가스통도 배치해 놓았다"며 "교량 유지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이 입을 피해가 너무 컸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3개월 이내 세월교를 자진 철거하겠다는 서약서를 썼다. 주민 13명의 서명이 담긴 문서를 원주시에 제출하자 원주시도 철거 시점을 3개월 뒤로 늦추었다. 원주시는 또한 행정안전부와 협의를 거쳐 교량 건설을 최대한 앞당길 것이라 했다. 이미 강원도에 ▷주민 이주 ▷차량통행이 가능한 교량 건설 ▷인도교 건설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행정안전부와 원주시가 상의해 이 중 하나를 결정하면 즉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원주시 관계자는 "내달(7월) 행안부와 마을 고립사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한다"며 "어떤 것이 결정되든 최대한 빨리 고립문제를 해결할 것"이라 밝혔다. 현재로서는 인도교 설치가 가장 가능성이 커 보인다. 주민 이주나 차량통행이 가능한 교량을 건설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도교 건설도 40~50억 원의 세금이 투입되어야 하고, 교량 설치에 따른 토지 사용승낙도 받아야 해 걸림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