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원주방송국 시청자위원회는 3주째 인동사거리에서 원주방송국 폐쇄 반대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시민단체, 방통위·KBS 본사 항의 방문
시청자위원회, 원주방송국 앞 1인 시위

송기헌·이광재 국회의원을 포함한 여야 의원 9명이 방송통신위원회를 향해 "KBS의 지역국 축소, 폐지 신청을 반려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KBS가 원주를 비롯한 전국 7개 지역방송국의 기능 축소, 폐지를 위한 내부절차를 마치고 오는 27일 방통위의 변경허가 심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송기헌, 이광재, 김원이(이상 더불어민주당), 강민국, 김병욱, 김정재, 김형동, 박대출, 이종배(이상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17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KBS 경영진은 방송의 주인인 국민에 반하고, 지역시청자들의 권익을 해치는 지역방송국 축소 및 폐쇄 결정을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KBS는 지역 시청자, 시민, 정치권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7개 지역방송국 축소폐지를 위한 내부절차를 졸속 강행했다"며 "KBS 경영진의 무능과 방만 경영으로 빚어진 실적 부진, 만성적자 문제를 지역방송국 폐쇄로 해결하려는 '고식지계(姑息之計)'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지역 KBS 폐쇄결정은 지역사회에 대한 공적책임을 저버리는 것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 시청자들의 '알 권리'를 박탈하고 시청자 주권을 해쳐 지역 간 정보비대칭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한 의원들은 "KBS가 주장하는 것처럼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서라면, 수신료가 낭비되지 않고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확인부터 하는 게 순리"라며 "KBS가 이를 거부한다면 국회의 입법권으로 KBS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수신료-비수신료 회계분리, 수신료 분리 납부 등의 제도개선 방안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야 의원들은 방통위를 향해서도 "국민 수신료는 받게 하면서 지역 방송국 축소·폐지를 승인해주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KBS의 공공성, 공익성, 지역성을 지켜야 하는 방통위의 존재이유가 사라지게 되는 것으로, 방통위는 KBS 변경허가 신청을 반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KBS 원주방송국 폐쇄를 저지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역 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원주KBS방송국 폐지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원주범대위)와 KBS 원주방송국 시청자위원회 등은 지난 5일과 19일 각각 방통위와 KBS 본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지역방송국 폐쇄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다각적인 행동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특히 장각중 원주시사회단체협의회장과 이선경 원주시민연대 대표는 이달 초 전국 7개 지역 범대위로 구성된 전국시민행동 상임대표와 공동 집행위원장을 맡아 KBS 지역방송국 폐쇄 저지운동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KBS원주방송국 시청자위원회도 KBS 원주방송국 앞 인동사거리에서 평일 아침 '원주방송국 폐국 반대' 1인 시위를 3주째 이어가고 있다.

박상천 KBS 원주방송국 시청자위원장은 "길고 지난한 싸움이지만 출근하는 시민들이 경적을 울리거나 따뜻한 인사로 격려해줄 때마다 힘이 난다"며 "KBS 원주방송국을 지키기 위해 원주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