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꾸는 학성동 희망틔움'이 지난해 지역 자원 발굴을 위해 '책방 틔움'에서 개최한 지역 전문가 초청 강의.

도시재생 추진기반 마련 주민들 자발적 조직
마을활동가 역량 강화 주민사업체 발굴 추진

지난 30일 오후 학성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대회의실에 삼삼오오 주민들이 모여 들었다. '꿈꾸는 학성동 희망틔움(대표: 이상윤, 이하 꿈학희)'이 마련한 '학성동 도시재생 공방&카페 창업을 위한 원데이클래스'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올해 강원도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된 '꿈학희'가 주민공동체 형성 및 향후 주민사업체로서 발전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한 주민참여 프로그램이다. 학성동 도시재생 뉴딜사업 활성화계획에 '마을카페'가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오는 27일까지 3회에 걸쳐 소이캔들 만들기와 수제청 만들기, 수제우유 만들기 등을 진행한다.

시작은 취미향유 차원의 프로그램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고령의 주민들과 전업주부 등을 대상으로 일자리 창출에 목적을 두고 있다. 프로그램 종료 후에는 학성동 주민협의체 등 공동체 구성원들이 활동가로서 역량을 키워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마을리더 양성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보다 전문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2~3년 뒤에는 법인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꿈학희'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탄생한 비영리 주민단체이기 때문이다. 2018년 하반기 원주시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운영한 도시재생 주민역량강화대학이 그 시발점이다.

당시 학성동 주민들은 도시재생의 필요성을 알리고 학성동의 현재 모습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프로젝트로 '찰칵찰칵 우리동네 사진전'을 진행했다. 뜻을 같이하는 주민들이 집창촌부터 주인이 떠난 빈집과 골목길까지, 동네 구석구석을 촬영하고 시청 로비와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광장에서 전시회도 가졌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 그저 그런 친목모임으로 남을 뻔도 했지만 팀의 멘토 역할을 맡았던 용정순(강원신용보증재단 본부장) 전 시의원의 제안으로 학성동 도시재생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렇게 지난해 2월 출범한 '꿈학희'가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지역 자원 발굴이다. 원주 대표 문화재 지킴이 박종수 원주역사박물관장, 지역 근현대 건축물 정보를 모두 꾀고 있는 서교하 이서건축 대표, 원주 지명연구에 반평생을 바친 김은철 상지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등 지역 전문가 초빙 강의를 개최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학성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와 함께 광명경로당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지역 역사문화 발굴사업을 실시했다. 일종의 옛 자원에 대한 아카이빙 작업으로 마을 어른들을 인터뷰하며 옛 이야기를 수집하고 과거 학성동의 모습과 앞으로 학성동에 있었으면 바라는 것들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시간도 가졌다. 그 결과물은 올해 초 '광명경로당 2019'라는 이름으로 발간된 소책자에 담겼다.

▲ 지난해 가을 학성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와 함께 광명경로당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지역 역사문화 발굴사업.

현재 '꿈학희'는 50대를 주축으로 30대부터 70대까지 15명이 활동 중이다. 회원 대부분이 학성동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어서 마을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도시재생 주민역량강화대학을 거치면서 도시재생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도 장점이다.

특히 용정순 전 시의원, 전미선 전 원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 변일영 전 학성동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사무국장, 김기업 한국농어촌공사 원주지사장, 노주비 원주시 관광두레 청년PD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든든한 우군으로 함께하고 있는 것도 큰 자랑거리다.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으로 주민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꿈학희'는 앞으로 도시재생 주민제안 공모사업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마을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문화콘텐츠 제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꿈학희는 주민들이 꿈꾸는 미래의 학성동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과정이자 통로"라고 정의한 노주비 간사는 "도시재생을 아직도 개발 개념으로 이해하는 주민들이 많아 안타깝다"면서 "주민들이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홍보하는 한편, 주민들이 주도하는 도시재생 활동을 적극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