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통합당 시의원 7명은 지난 18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재난지원금 10만 원 지급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미래통합당 시의원 "10만 원 지급 약속 지켜라"
원주시 "예산안 심의 당시 이견 없어… 황당해"
공무원노조, "시민 혼란 초래" 미래통합당 유감

원주시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원주시가 시민 1인당 10만 원 지급을 약속했다가 정부 지원금 매칭을 위해 8만 원 지급으로 조정한 것을 두고 미래통합당 시의원들이 당초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 것이 시발점이다. 원주시가 즉각 반박에 나섰고 공무원노조 원주시지부도 "시민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며 미래통합당에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미래통합당 소속 시의원 7명은 지난 18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창묵 시장은 당초 약속한 것처럼 시민 1인당 10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원 시장은 총선 전에는 의회 동의도 없이 전 시민에게 재난지원금 10만 원씩 지급한다고 약속하며 선거판에 돈을 살포해 표를 얻겠다는 행태를 보였고, 선거가 끝나자마자 정부 지원금 매칭을 이유로 8만 원으로 축소·조정하겠다고 다시 일방적으로 밝히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인접한 홍천군과 횡성군은 각각 30만 원과 20만 원을 지급한다는데, 원주시는 겨우 10만 원 주고 그 중에서 또 2만 원을 뺏겠다는 것"이라고 언급한 시의원들은 "올해 원주시 예산 1조6천억 원의 0.005%도 안 되는 국비 매칭 69억 원을 편성하지 못해 시민 1인당 2만 원을 할당하는 몰염치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미래통합당 시의원들은 또 "올해 예산에서 당장 급하지 않은 분수대 설치, 조경사업, 경관조명 등에서 예산을 절약해 확보하거나 재난안전기금과 예비비에서 재난기금으로 전용하는 등 대안도 있다"면서 "재난지원금은 시혜나 온정이 아니라 가계소득보전을 통해 소비를 진작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적 안전판을 마련하는 정책수단인 만큼 원 시장은 처음 약속한 것처럼 재난지원금 10만 원씩을 지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는 "지난 13일 폐회한 임시회에서 예산(안) 심의 당시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11일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의결한 수정동의안에도 2회 추경예산 제출 후 내시된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국·도비 보조금은 예산을 승인한 것으로 간주 처리하되 서면으로 의회에 보고하도록 명시했다.(본보 5월 18일자 4면 보도)

원주시는 미래통합당 소속 시의원들의 기자회견 뒤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정부에서 지방비 매칭을 요구해 정부지원금에 시비 2만 원을 매칭하고 원주시 지원금은 8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재난지원금의 원주시 예산액은 10만 원으로 동일하다"며 "이미 18일부터 시 홈페이지에서 지원금 접수를 하고 있고, 선불카드도 이미 주문해 다음 주 납품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창묵 시장도 19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미래통합당 소속 시의원들이 재난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맞대응 했다. 대부분 시·군이 정부지원금 매칭을 하지 않아 4인 가족 87만1천 원을 지급받은 경기도를 사례로 든 원 시장은 "우리 시는 매칭을 했기 때문에 1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 시장은 또 "시의회에서 예산을 심의할 때, 이 부분에 대한 지적이나 이견이 전혀 없었는데 이제 와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실제 내용도 모르고 예산 심사를 하였거나 알면서도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지역본부 원주시지부(비대위원장: 우해승)도 지난 21일 "시민을 혼란스럽게 하고, 공무원 가슴을 멍들게 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공무원노조 원주시지부는 입장문을 통해 "일부 시의원들의 기자회견이 시민들에게 시정 운영과 공무원들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하고 "힘겨운 시기에, 신중치 못한 문제 제기는 문제해결에 힘쓰는 구성원들에게 상처 주는 일임을 헤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